[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올 하반기 편의점 업체들이 점주와의 재계약을 위한 경쟁에 나선다. 2014년부터 급격하게 늘었던 편의점들의 재계약 시점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편의점들은 점주를 확보하기 위해 지원금 등 차별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도심 이면도로를 사이에 두고 편의점이 마주한 채 영업 중인 모습. 사진/뉴시스
10일 업계에 따르면 2014년부터 편의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올해 말부터 점주들의 재계약 건수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연도별 편의점 증가수는 △2014년 1161개 △2015년 2974개 △2016년 3617개 △2017년 4213개 △2018년 1627개 등 약 5년 동안 1만3600여개의 편의점이 늘었다. 이에 따라 오는 2023년까지 다수의 편의점들이 재계약 시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올해부터 편의점 업계에선 담배 판매거리 제한에 딸 50~100m 이내에 근접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협약'을 시행한 점도 점포 확보를 치열하게 하는 요소다.
한편 지난달 기준 편의점 업체별 점포수는 △CU 1만3582개 △GS25 1만3424개 △세븐일레븐 9736개 △이마트24 4078개 등의 순이다. 향후 이어지는 재계약으로 인해 편의점 점포 순위 변동도 작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각 편의점 업체는 재계약 점주를 늘리기 위해 수익 배분율, 지원금, 복지 정책 등에서 차별점을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CU와 GS25는 브랜드 파워와 배분율을 내세운다. CU는 가장 많은 점포수를 갖고 있는 만큼 브랜드 파워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GS25는 지난해 이익배분율을 8% 높여 최대 73%의 수익 배분율을 제공하는 가맹타입(점주 직접임차)을 선보였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가맹 계약에서의 핵심은 경영주와의 수익을 배분율"이라며 "일률적이지는 않지만 타 경쟁사보다 배분율이 대략 7~8% 정도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CU는 점주들에게 생애주기 맞춤형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등 '복지 서비스'도 강화했다. 웨딩 플랜 서비스를 비롯해 산후 도우미, 요양 보호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종합 검진 비용의 최대 70%를 지원하는 제도도 신설했다. GS25도 경영주 무료 법률 자문 서비스, 경조사비용, 장례용품 등을 지원한다. 또 지난해 슈퍼마켓과 공동매입 등을 통한 원가 개선, 도시락 등 FF(Fresh Food) 투자 등을 토대로 한 상품력도 강조한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의료서비스, 종합검진제도 등 복지제도가 타사 대비 매력적"이라며 "점주들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두 업계를 따라 잡으려는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 등은 지원금을 늘려 점주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다수의 점포를 구축해 인지도가 높은 편의점과 경쟁하려면 지원금이 점주들을 끌어들일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두 업체는 배분율과 복지 서비스 등에서도 선두 업체 못지않은 혜택을 제공한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점주가 직접 매장을 임차는 '안전투자형' 가맹거래 방식 중 계약 기간을 늘리는 대신 배분율을 기존 40%에서 45%로 올린 타입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전 세계 세븐일레븐의 인프라망을 통해 도입되는 수입품도 차별화 요소이며, 복지 정책에선 경조사 지원, 점주 자녀 채용 우대 등을 내걸었다. 이마트24는 복지정책으로 편의점 운영 연수 기간에 따라 유치원부터 고교, 대학교 등까지 학자금을 지원한다. 또한 경조사 및 휴가비 등 지원, 창업 및 운영 자금 대출 등에서 상생 정책을 편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도시락 카페형, 스마트 편의점 등의 차별화된 플랫폼이 많다"라며 "최근에 글로벌소싱팀을 만들면서 전 세계 18개국 세븐일레븐에서 차별화된 상품 도입이 용이한 점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