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시동)⑤개혁 성패 '속도'에 달렸다

정권 임기반환점 돌고 조국일가 수사망 좁혀와…조국도 검찰도 다걸었다

입력 : 2019-09-19 오후 4:13:56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문재인정부의 검찰 개혁 임무를 수행할 최전방에 조국 법무부 장관이 섰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야당의 극렬한 반대에도 임명을 강행한 만큼 개혁의 결과에는 냉철한 평가가 뒤따를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조 장관을 임명하면서 "권력기관 개혁의 마무리를 맡기고자 한다"고 밝혔다.
 
우선 조 장관은 문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부터 강조한 검찰 개혁의 방향을 확고하게 이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18대 대선에 이어 19대 대선 후보자에 이르기까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보자 시절 한 시민단체의 질의에는 "검찰이 제 기능을 못 할 경우 검찰까지도 공수처가 조사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도 답변했다. 또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일반적 수사권을 경찰에 이관하고, 검찰은 원칙적으로 기소권과 함께 기소와 공소유지를 위한 2차적·보충적 수사권을 보유하도록 검·경 수사권을 조정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문재인정부가 들어서고 이후 박상기 장관이 취임하면서 법무부는 법무·검찰개혁위원회, 검찰과거사위원회 등을 잇달아 출범하면서 검찰 개혁 수행에 돌입했다. 조 장관 취임 직후 법무부는 검찰개혁추진지원단을 발족하면서 검찰 개혁을 구체화하기 위한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지원단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입법 지원 등을 주요 과제로 선정했다.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구성도 추진한다.
 
문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레임덕이 시작되기 전 개혁을 마치려면 이제부턴 속도전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조 장관 일가를 둘러싼 검찰의 수사망이 정점을 향해 달리고 있는 데다 조 장관에 대한 비판 여론도 거세지는 분위기다. 
 
정권 초 적폐수사에 많은 시간을 허비하면서 검찰 개혁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참여연대는 조 장관 임명 후 논평에서 "검찰은 법무부 장관 인사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했을 뿐만 아니라 검찰 개혁에 대한 조직적 저항을 보였다"며 "검찰 개혁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은 정권 초 국정농단 수사를 이유로 미뤄지거나 지체됐다"며 "수사권 조정 법안과 공수처 법안은 국회에 상정돼 있지만, 언제 처리될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검 검찰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김한규 변호사는 "안타깝지만 (검찰 개혁을) 실기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김 변호사는 "탄핵 정국을 디딤돌로 탄생한 정권이란 점에서 당시 검찰 개혁은 대다수 국민이 국정 과제로 삼는 데 동의한 사안"이라며 "그러면 늦어도 2년 내 입법으로 제도화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고, 그때라면 야당도 함부로 반대하지 못할 시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권 중반기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민정수석으로서도 제도화로 성공하지 못했다"며 "이제는 법무부 장관으로 검찰 개혁을 하겠다고 하는데, 동력을 잃은 측면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바라봤다. 

19일 오전 신임 인사차 국회를 찾은 조국 법무부 장관이 민주평화당 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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