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의 사문서위조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이 동양대 총장 표창장의 위조 시점을 공소장에 적시한 2012년 9월보다 늦은 2013년으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미 정 교수를 기소한 만큼 재판 전 공소장 변경을 신청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 관계자는 18일 취재진과 만나 "표창장 위조 시점과 방법을 구체적으로 특정할 객관적 자료를 다수 확보했다"며 "공판이 시작되면 확보한 증거를 통해 자세하게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진행 중인 수사가 마무리되면 재판 전이라도 공소장 변경을 통해 위조 시점과 방식을 상세히 기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표창장을 위조한 정확한 시기는 사문서위조행사와 공무집행방해 등 추가 혐의와 직접 관련이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교수가 총장 명의를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는지와 함께 표창장 문구 내용이 사실인지도 확인 중"이라며 "가장 적절한 시점에 정 교수의 소환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일 정 교수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 교수는 2012년 9월7일 성명불상자 등과 공모해 동양대 총장 명의로 기재된 표창장 문안을 만들고, 딸의 이름 옆에 총장 직인을 임의로 날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9월7일 이후 작성됐을 가능성 높다고 봤지만, 공소시효를 놓치면 안 되니 계산해서 기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정 교수가 2012년 9월이 아닌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를 준비하던 2013년 한글 파일로 딸의 표창장을 만들고, 아들이 받은 표창장에서 동양대 총장 직인 부분만 따로 잘라낸 그림 파일을 얹는 방식으로 위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참고할 만한 자료를 확보했다"며 "복수의 자료를 포괄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 검찰은 변호인을 통해 정 교수에 표창장 원본 제출을 요구했지만, "원본을 찾을 수 없어 제출하기 어렵다"란 일관된 답변을 주는 알려졌다. 정 교수의 딸 조모씨는 지난 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당 흑백으로 된 표창장 사본을 제출했다.
한편 정 교수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심경을 밝혔다. 정 교수는 "현재 보도되는 내용은 사실과 추측이 뒤섞여 있다"며 "추측이 의혹으로, 의혹이 사실인양 보도가 계속 이어져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미 검찰에 의해 기소가 된 저로서는 수사 중인 사항이 언론에 보도되더라도 공식적인 형사 절차에서 사실관계를 밝힐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며 "저와 관련된, 제가 알고 있는 내용을 법원에서 소상하게 밝힐 것이고, 재판 과정에서 진실이 확인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지원 의원이 휴대폰으로 전송된 조국 딸의 동양대 표창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