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유엔총회 참석차 출국...'북미 비핵화 대화' 조율 시도

트럼프와 9번째 정상회담...북미 중재안 제시할지 주목

입력 : 2019-09-22 오전 11:51:35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제74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행에 나섰다. 순방 기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9번째 정상회담도 한다.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중재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문 대통령의 이번 미국 순방은 비핵화 협상이 중요 고비를 맞이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올해 남은 100여일은 사실상 '비핵화 골든타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2월부터 재선 행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이미 지난 4월 북미 비핵화 대화 시한을 올 연말로 못 박았다. 문 대통령 역시 이제 국정장악력이 약해지는 임기반환점(11월)에 들어선다. 그동안 비핵화 국면을 이끌어온 '톱다운 방식'의 동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단 대화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외교적 성과를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대북 강경파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경질하고 '리비아 모델'이 아닌 '새로운 방법'을 언급하며 연일 대북 유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북한이 실무협상 수석대표로 내세운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미국이 제대로 된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리라고 기대하며 그 결과에 대해 낙관하고 싶다"면서실무협상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다.
 
다만 문제는 '새로운 방법'이 기존의 북미 간극을 어느 정도 좁힐 수 있느냐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를 시작으로 일부 제재완화 등 상응대가를 받는 단계적 접근법 '스몰딜'을 선호한다. 반면 미국은 비핵화 로드맵부터 만들어 포괄적으로 접근해 일괄타결하자는 '빅딜' 입장이다.
 
이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결과가 바로 '하노이 노딜'로 나타났다. 문 대통령은 23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노딜'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소위 '새로운 방법'을 위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이 과정에서 제재 완화를 대신해 '평양공동선언'에 합의된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정상화가 논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24일에는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 성과를 설명하고, 우리 정부 노력을 재차 밝히며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지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도 접견한다. 내년 도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과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공동개최 유치 협력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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