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이 정부의 열석 발언권 행사에 제동를 걸었다.
3일 한은에 따르면 최근 일부 금통위원들이 김중수 한은 총재에게 정부의 열석발언권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열석발언권은 기획재정부 차관이나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 정부 당국자가 한은 금통위에 참석해 정부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위원들은 의결권이 없는 재정부 차관이 의결하는 자리에 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의견을 제시했고, 일부 위원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재정부 차관이 자리를 비우도록 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같은 위원들의 태도는 지난 1월 기획재정부 차관이 금통위에 참석하기 시작하면서 촉발된 한은의 '독립성'논란과 연장선 상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열석발언권 행사는 그동안 금통위의 금리인상을 막으려는 수단으로 사용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가 열석발언권을 행사하면 금통위원 개개인의 의사를 곧바로 파악하기 때문에 위원들이 의사결정을 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에 열리는 금통위에서 위원들이 14개월째 유지되고 있는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이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향후 정부가 금통위원들의 뜻에 따라 열석발언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금리인상 시기에 영향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대외적으로 지난2일 중국 인민은행이 올들어 3번째로 은행 지급준비율을 인상했다.
국내에선 외국인이 주식과 채권을 매수하면서 시중에 유동성이 늘고 있는데다 3일 발표된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2.6% 올라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2.3%웃돌면서 금리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현재 금통위원들은 대책 마련을 위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