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주최 측은 당초 예상을 훠씬 웃도는 100만명의 시민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검찰개혁의 뜻에 변함이 없다"고 입장을 냈다.
29일 시민단체와 경찰 등에 따르면 사법적폐청산범국민시민연대는 지난 28일 오후 6시부터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제7차 사법 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현재 조 장관 가족 의혹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를 펼치고 있다.
시민연대 측 추산으로 이날 참가자는 집회 시작 1시간 전에 이미 15만명을 넘어섰고, 집회 시작 시점에는 50만명에 이르렀다. 이후 오후 7시30분쯤에는 1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경찰은 추산한 참자자 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은 집회가 안전하게 진행되도록 이날 60여개 중대를 배치했다. 특히 서울중앙지검에서 서초역 방면 8개 차로와 서초경찰서 방면 8개 차로를 모두 통제했다. 집회는 서초역부터 서초경찰서까지 반포대로 4개 차로에서 시작됐지만, 참가자가 급격히 늘면서 서울성모병원 사거리부터 예술의전당, 강남역 방면 대로까지 확대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특수부 폐지" "정치검찰 물러나라" "공수처를 설치하라" "검찰개혁 이뤄내자" 등 검찰 수사를 규탄하고,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참가자들은 파도타기 응원을 하고 서울중앙지검 앞에 마련된 단상에서는 댄스, 피아노 연주, 통기타 공연 등도 선보였다. 집회는 3시간 넘게 이어가며 이날 오후 9시32분쯤 공식 종료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집회에 200만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반포대로 일부에서는 조 장관의 사퇴를 주장하는 보수단체의 집회도 진행됐다. 자유연대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집회를 시작했고, 주최 측 추산 1000여명이 모여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면서 "조국을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번 대규모 집회에 대해 윤 총장은 29일 입장문을 내고 "검찰개혁을 위한 국민의 뜻과 국회의 결정을 검찰은 충실히 받들고 그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부터 이러한 입장을 수차례 명확히 밝혀왔고 변함이 없다"고 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보수 야당은 검찰개혁 집회가 부풀려졌다며 의미 축소에 나섰다. 자유한국당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200만명이 모였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참가자 숫자까지 터무니없이 부풀리며 국민의 뜻을 운운하고 있다"며 집회 참가자로 집계된 인원 상당수가 주변 서리풀 축제 관람객이었음을 지적했다. 바른미래당은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마치 민심을 대변하는 것처럼 호도하지는 말기 바란다"고 했다.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제7차 검찰 개혁을 위한 촛불집회에 수많은 인파가 모여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