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첫 주말을 맞은 제100회 전국체육대회가 순항 중이다.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정진화 등 근대5종 선수들도 중간 성적에서 최상위 성적을 거두며 구슬땀을 흘렸다.
전국체전을 주최한 대한체육회는 6일 오전 서울 송파구에 있는 한국체육대학교에서 근대5종 남성 개인전을 진행했다.
근대5종은 수영·펜싱·승마·육상·사격 등 다섯 종목을 한데 합친 스포츠로 이날에는 수영과 펜싱이 진행됐다.
정진화(30·LH) 선수가 6일 오전 한체대 실내수영장 8번 레인에서 전국체전 근대5종 남자 개인전의 수영 200m 종목을 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오전 7시쯤 방문한 한체대 실내수영장은 연습 중인 선수 수십명으로 가득찼다. 선수의 가족과 지인은 실내수영장에 마련된 좌석에 앉거나, 2층 공간으로 올라가 창문 너머로 지켜볼 준비를 마쳤다. 경기 시간이 임박했을 때 선수들은 물에 뛰어들기 전 팔 운동을 하거나, 손바닥으로 계속 팔을 두들겨 '찰싹' 소리를 내 긴장을 푸는 모습이었다.
7시30분 시작된 자유형 200m 종목에는 4개조 26명이 출전했다. 오는 2020년 일본 도쿄올림픽에서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정진화(30·LH), 전웅태(24·광주시청), 이지훈(24·국군체육부대) 등 '3인조'는 제4조였다. 지난 2017년 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 한국의 첫 개인전 금메달을 딴 정진화는 2분2초89를 기록하며 조 8위, 전체 8위에 올랐다. 턴을 할 때는 빠른 편이었으나 레이스를 계속하면서 뒤쳐지는 추세였다. 세계랭킹 전웅태도 5위, 지난해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이지훈은 11위를 기록했다.
이윽고 9시부터 10시40분쯤까지는 체육과학관 5층 실내테니스장에서 펜싱 에페 경기가 풀리그로 진행됐다. 수영장 건물 1층과 2층으로 가족과 지인이 분산 배치된 수영과는 달리, 펜싱은 따로 분산 조치가 없어 코트 열기가 더 뜨거웠다. 한 선수가 25명을 차례로 상대하는 동안 가족과 지인은 연신 파이팅을 소리치고, 득점 내지 승리 때마다 환호했다. 1분 길이인 경기가 5초 남을 때마다 카운트다운을 외치는 소리도 코트 곳곳에서 들렸다. 관람석이 있었지만 만석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선수의 경기를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지켜보고 응원하려는 가족·지인이 계속 서있었기 때문이다.
열정이 너무 넘치는 경우도 있었다. 한 코치진은 "(검을) 들지마, 들지마, 막아"라고 하다가 선수가 지자 "막지말고 들으라고"라고 큰 소리로 외쳐 주변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외에도 감독이 발을 구르며 안타까워하거나, "한 명은 잡아야돼"라고 되뇌이는 모습, 선수를 혼내거나, 포옹하며 다독이는 모습 등이 있었다.
당사자인 선수들도 격정적인 것은 마찬가지였다. 득점하거나 이긴 선수는 헬멧을 벗고 표효하며 승리의 기분을 만끽하고, 진 선수는 눈을 질끈 감으며 탄식했다. 각 라운드가 끝난 후에는 승자와 패자가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는 매너도 잊지 않았다. 경기가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과열되자, 소리를 지르며 땅에 뒹굴 정도로 다친 부상자가 나오기도 했다.
또한 근대5종뿐 아니라, 4종과 고등부 경기까지 합쳐 오후 6시까지 펜싱 경기가 진행되는 통에 가족과 지인들은 복도에도 돗자리를 깔고 진을 쳤다. 4층과 5층 사이 계단, 1층 로비에 깔려있었다. 돗자리에서는 선수들이 눕거나, 펜싱 검으로 등을 콕콕 찌르며 긴장을 풀기도 했다.
최상위권의 종합 성적 중간 결과는 펜싱과 연동되는 모습이었다. 정진화는 16승 9패를 기록하며 펜싱 2위에 올라 종합 3위를 기록 중이다. 종합 1위 송강진(국군체육부대)은 수영 15위와 펜싱 1위를 기록했으며 △2위 전웅태는 펜싱 2위 △4위 이지훈은 펜싱 공동 4위 △최민규는 수영 13위, 펜싱 공동 4위로 수영에서 잃은 점수를 펜싱 승리로 만회하는 양상이었다. 이어 6위 황우진과 7위 김우철은 수영에서 각각 3·4위를 기록했으나 펜싱에서 공동 7위였다.
아울러 시도별 메달 순위는 경기도가 금메달 45개, 은메달 30개, 동메달 37개로 1위에 올라있어 18년 연속 종합 우승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뒤이어 서울이 금메달 29개, 은메달 42개, 동메달 31개로 추격 중이다.
한편 지난 4일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전국체전 개회식은 축구 선수 박지성이 최종 성화점화자로 나서 화제가 되는 등 성료했다. 오는 10일까지 정식 종목 45개, 시범 종목 2개 등 47개 종목에서 선수 1만8588명이 경쟁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정진화 선수(왼쪽 앞)가 6일 오전 한체대 실내테니스장에서 열린 근대5종 남자 개인전 펜싱 경기를 치르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