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출산을 준비 중인 산모들은 건강관리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아이와 산모 모두의 건강을 위해 병원에서 다양한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관절·척추 통증은 기본 검사에 포함되지 않아 의외로 소홀해지기 쉽다. 임신 중 생기는 관절과 척추 건강 이상은 평생 후유증으로 남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가장 일반적인 경우가 관절 통증이다. 임신 중 무릎 통증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 무릎 통증이 와도 병원을 찾지 않는다. 뱃속의 아기 때문에 따로 쓸 수 있는 약이나 치료들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임신으로 생기는 무릎 통증이 일시적인 것이라고는 해도 이를 방치할 시에는 출산 후 몸조리와 결부돼 젊은 나이에 관절 노화를 부추길 수 있다.
남창현 목동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임신 중에는 관절이 지탱할 수 있는 그 이상의 체중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관절 예방관리가 중요하다"라며 "출산 후에도 관절통이 계속되는 경우에는 검사를 통해 인대나 연골판 손상 등의 무릎 질환이 없는지 확인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임산부의 체중은 태아와 양수의 무게로 평균 10~12kg 증가한다. 만약 10kg이상, 많게는 20kg까지 체중이 증가하면 임산부가 견뎌내야 하는 무릎 관절 하중은 그 이상이다. 체중 증가로 인해 약해진 관절로 무리하게 활동을 할 시에는 통증과 함께 각종 관절염이 생기고 인대가 손상되며, 심할 경우에는 연골판이 찢어지는 상태에 이르기도 하는 만큼 임신 중 예방관리와 출산 후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임신 중 과도한 체중 증가를 막아 무릎의 하중을 줄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걷기나 수영 등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관절 운동을 꾸준히 해 줄 필요도 있다. 만약 운동 중 무릎이 붓거나 통증이 느껴진다면 활동을 중단하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평소 생활 자세 관리도 중요하다. 앉을 때 무릎을 엉덩이보다 높게 하지 않고 다리를 약간 벌린 자세가 무릎 관절을 보호하면서 배를 압박하지 않을 수 있는 자세다.
임산부들은 서 있기가 힘들거나 밤 수면 중 허리가 뻐근한 증세를 겪기 쉽다. 태아가 자라면서 복부가 팽창해 무게 중심이 몸의 앞쪽으로 집중되면 허리를 과도하게 뒤로 젖혀지는 과전만이 일어나 척추뼈와 디스크에 과부하를 줘 통증을 일으킨다. 또 출산을 돕기 위해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키는 호르몬인 릴렉신의 분비가 증가하면서 허리 근육과 인대의 결합력이 떨어지며 통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태아가 본격적으로 자라는 임신중기는 체중이 증가하는 시기로 임산부 요통이 자주 발생한다. 해당 시기에는 허리에 충격이 가지 않도록 조심하고 통증이 느껴지면 따뜻한 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인대나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수영, 가벼운 에어로빅, 걷기 등의 유산소 운동이 좋다. 취침 시 옆으로 누워서 자는 것도 허리 통증 예방에 도움이 되며, 배 아래에 베개나 쿠션을 받치는 것도 좋다.
임신 중 생긴 허리 통증은 출산 후 대부분 좋아지지만 자칫 관리를 잘못할 경우 척추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관리가 중요하다. 임산부의 산후조리 기간은 임신, 출산 과정에서 변형된 척추를 바로잡고, 약해진 뼈와 근육을 강화하는 중요한 시기로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출산 후 무리하게 다이어트와 운동에 돌입하면 인대 및 뼈와 근육 등 인체조직을 약화시켜 퇴행성 척추질환을 불러 올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임신 중 소홀해지기 쉬운 관절과 척추 건강 관리는 평생 후유증이 따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