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중동에서 4조원이 넘는 대형 공사를 두고 국내 건설사가 경쟁을 준비한다. 현대건설과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셰일가스 플랜트 건설 사업에 입찰할 계획이다. 세 업체 모두 해외 사업 확보에 갈증을 느끼는 상황이어서 수주 필요성이 크다.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 성적이 예년보다 부진한 가운데 이번 사업을 연내 확보해 하반기 성적 반등 가능성을 높일지 관심이 쏠린다.
9일 건설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발주한 ‘자푸라 가스 플랜트’ 공사 프로젝트에 국내 건설사들이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사우디 동부 자푸라 지역 등에 셰일가스 플랜트를 개발하는 공사로 사업 규모만 35억달러(약 4조1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사업은 3개 패키지로 구성된다고 알려졌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모든 패키지를 대상으로 입찰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일부 패키지에 입찰 참여를 준비 중이다. 결과는 빠르면 연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입찰을 준비 중인 각 건설사에게 이번 사업의 무게는 남다르다. 세 건설사 모두 아직까지 올해 제시한 해외 신규 수주 목표액의 절반을 채우지 못한 상황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GS건설의 해외 사업 신규 계약금액은 4979억원으로 연간 목표의 14% 수준에 그친다. 사업장 대부분이 해외인 삼성엔지니어링도 말레이시아와 멕시코 등에서 기본설계 계약을 체결하며 곳간을 채우고 있지만 연간 목표를 달성하기엔 부족하다.
상반기 대형 공사를 두 건 따낸 현대건설은 목표액이 13조1000억원이지만 신규 수주 달성률은 24% 수준이다. 협회에 아직 등록되지 않은 이라크 해수처리시설 공사까지 포함하면 47%까지 오르지만 여전히 절반에 못 미친다. 회사가 이번 프로젝트의 모든 공사에 참여해 시공권을 따내면 약 74%까지 수주 규모를 끌어올릴 수 있다.
사우디에서 4조원이 넘는 대형 공사가 나오면서 국내 건설업계가 예년보다 부진했던 해외 성적을 만회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커진다. 현재까지 국내 업체의 해외 신규 수주 규모는 약 166억달러(약 19조8200억원)로 지난해보다 25% 가량 적다.
우리나라의 한 대형 건설사가 싱가포르에서 진행 중인 공사 현장.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