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건설업계 맏형 현대건설이 부진한 해외 건설의 물꼬를 틀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이라크, 사우디 등에서만 총 약 28억 달러 규모의 사업을 따낼 것이 유력해졌다. 사측이 올해 제시한 해외 수주 목표액 달성에 한 걸음 나아갈 뿐 아니라 지난해에 비해 초라한 국내 건설사의 해외 실적도 진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6일 업계 및 외신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이라크 바스라주 유정 물 공급 시설의 수주 협의가 마무리 단계에 진입하면서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지역 건설전문지 ‘MEED’도 이 같은 소식을 전달한 바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지만 업계분위기로는 현대건설의 수주가 임박한 상황이다.
이라크 유정 물 공급 시설 사업은 기름을 뽑아낸 유정의 빈 공간에 채워줄 물을 공급하는 시설을 만드는 내용이다. 이 때 바닷물을 끌어오는데, 수주업체는 이 해수를 처리하는 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약 24억 달러(약 2조7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사업으로 이라크의 국영 석유회사 바스라 오일 컴퍼니(BOC·Basra Oil Company)가 발주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현대건설의 수주가 유력하다.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발주한 마르잔 유전개발 프로젝트 육상 시설 패키지 중 12번인 ‘동력시설 및 파이프랙’ 부분에서 현대건설과 이탈리아 사이펨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알려진다. 업계에 따르면 이 사업 역시 현대건설이 마무리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패키지는 4억 달러(약 4500억원) 규모다.
이라크와 사우디에서 현대건설의 수주가 확정되면 두 건에서만 약 28억 달러(약 3조1800억원)에 달하는 수주 금액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현대건설이 올해 해외 수주 목표로 제시한 13조1000억원의 약 24%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더불어 지난해에 비해 부진한 해외 수주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16일 기준 올해 해외 건설 수주 금액은 약 67억 달러(약 7조5900억원)다. 현대건설 수주가 예상되는 이라크와 사우디 사업 규모를 합친 액수는 올해 국내 건설업계 해외 실적의 41%에 달한다.
이와 관련 현대건설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라고 답변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