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자전거, 전동킥보드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 서비스가 증가하며 안전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헬멧과 같은 안전장치 착용에 대한 필요성은 커졌지만, 실제 착용 사례를 주변에서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지난달 이용자 안전 편이성을 높이기 위해 출시한 스마트헬멧 '세나 헤이카카오 에디션'을 사용하며 라이더에게 필요한 추가 서비스는 무엇이 있나 알아보기 위해 한강공원으로 나섰다.
세나 헤이카카오는 카카오 인공지능(AI)앱 '헤이카카오'와 연결해 음성으로 음악 재생이나 검색 등 명령을 내릴 수 있는 AI 헬멧이다. 먼저 스마트폰과 헬멧을 페어링한 후 헤이카카오앱에 연결해야 한다. 헬멧 왼쪽에 있는 '+' 버튼과 가운데 버튼을 동시에 약 10초 동안 누르고 있으면 "반갑습니다"라는 음성 이후 '폰 페어링'이라는 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음성이 크지 않아 야외에선 소리가 들리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럴 땐 버튼 위에서 빨간 불빛과 파란 불빛이 번갈아 점멸할 때까지 누르고 있으면 된다. 페어링을 완료하면 헤이카카오앱에서 세나를 액세서리로 추가한다. 기자의 경우 처음 연동할 때 헤이카카오앱이 헬멧 검색에 실패했는데, 이 경우 기존 블루투스로 연결했던 다른 기기를 해제해 검색·연결에 성공할 수 있었다.
헤이카카오앱에서 스마트헬멧 '세나 헤이카카오 에디션'을 연결하는 화면. 사진/앱 캡처
연결이 끝나면 "헤이카카오"라는 단어 하나로 자전거, 킥보드 등을 이용하며 음성 명령을 내릴 수 있다. 헬멧을 착용한 상태에서 음성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다. 특히 자전거에 탑승해 주행 중인 상황에서 외부 소음과 바람 소리 등으로 명령을 할 수는 있을지 우려했다. 그러나 바로 옆에 앉아있는 사람과 대화할 정도의 일상적 음량만으로도 헤이카카오를 호출할 수 있었다.
세나로 호출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멜론 스트리밍 재생 △라디오 청취 △카카오톡 읽기·전송 △전화 △정보검색 등으로 다양하다. 이용자들이 AI스피커 카카오미니나 차량에서 이용하던 서비스들이다. 특히 스마트헬멧에 내장된 지시등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어 어두운 저녁 시간대 LED등을 밝히기 위해 자전거를 세울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자전거 탑승 중 "헤이카카오, LED등 켜줘"라고 명령하면 헬멧 뒤쪽 LED등에 불이 들어온다. 왼쪽 깜빡이, 오른쪽 깜빡이도 선택할 수 있어 뒤따라오는 라이더에게 기자의 이동 방향을 표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좌우 구분 없이 "헤이카카오, 깜빡이 켜줘"라고 명령하니 LED등이 켜진 게 아니라 트로트 노래 '깜빡이'가 흘러나와 자전거를 타던 기자를 적잖이 당황하게 했다.
스마트헬멧 '세나 헤이카카오 에디션'을 통해 노래를 재생할 때 스마트폰 화면(사진 왼쪽)과 카톡을 전송할 때 카톡에 뜨는 화면. 사진/스마트폰 화면·앱 캡처
세나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카톡 전송을 꼽을 수 있다. 전국민 일상으로 파고든 메신저인 카톡을 손으로 일일이 입력하지 않고 음성으로 전송하고, 음성으로 답장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었다. "헤이카카오, 00한테 '어디냐'고 카톡 보내줘"라고 명령하면 헤이카카오가 전송할 말을 재차 확인한 후 카톡을 전송했다. 카톡 읽기·전송 기능을 이용하려면 먼저 헤이카카오앱에서 카톡 사용 설정과 카카오톡 메시지 읽기 사용 설정을 'ON'으로 해놓아야 한다.
라이딩하며 음악을 듣고 싶으면 "헤이카카오, 노래 틀어줘"나 혹은 특정 노래를 틀어달라고 하면 헬멧에서 노래가 나온다. 기자는 멜론 이용자가 아니기 때문에 1분 미리 듣기만 들을 수 있었다. 세나의 아쉬운 점은 헤이카카오의 낮은 음량이었다. 노래나 전화 통화는 헬멧을 통해 들어도 충분히 인식할 정도로 음량이 적절했지만 일반 정보 검색이나 헤이카카오의 대답 소리는 바람 소리로 인해 제대로 인지할 수 없었다. "헤이카카오, 소리 키워줘"라고 주문했지만 여전히 낮은 소리가 이어졌다. 하지만 통화나 카톡 전송과 같은 소통 기능의 편의성은 라이더들이 세나를 찾을 이유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라이더 간 대화할 수 있는 '인터컴' 기능은 세나 헬멧 이용자가 늘수록 그 쓰임새가 늘 전망이다. 일자 주행을 필요로 하는 자전거 도로 특성상 앞뒤로 가는 주변 라이더와 편하게 대화하는 기능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기자도 세나 헬멧을 쓰고 한강공원 자전거 도로를 따라 주행하며 함께 간 친구와 대화를 시도했지만 나란히 주행하지 않는 이상 대화가 힘들었다. 바로 앞서가는 친구에게 헬멧으로 전화를 건다고 해도 함께 주행 중인 당사자가 전화를 받을 상황이 아니었다. 자전거 동호회 등 단체로 자전거를 주행하는 라이더가 늘수록 손쉽게 소통하는 인터컴 기능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나 헤이카카오 에디션의 헤이카카오앱 지원 기능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서만 가능하다. 인터콤 기능은 블루투스 기반으로 OS와 상관없이 이용 할 수 있다.
스마트헬멧 '세나 헤이카카오 에디션'에 LED등을 켜달라 주문하면 헬멧 뒤쪽에서 불빛이 나오기 시작한다. 사진/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