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당 대표가 같은 당 의원을 고소하는 보기 드문 광경이 벌어졌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16일 같은 당 지상욱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장진영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전 9시쯤 손 대표 명의로 지 의원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면서 "손 대표 개인 자격으로 고소했으며 변호사 선임도 개인 비용으로 했다"고 밝혔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왼쪽)와 장진영 대표 비서실장이 지난 8월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 실장은 "지 의원은 지난 1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대표를 향해 당헌·당규를 파괴했다고 했다"며 "이는 불특정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라디오 방송에서 공연히 손 대표를 비방할 목적으로 한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해 지방선거와 올해 보궐선거 여론조사와 관련해 손 대표가 여론조사 비용을 부당하게 지급하는 등 배임 행위로 경찰조사를 받는다는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지 의원의 발언 이후 손 대표가 두 차례에 걸쳐 강력하게 유감을 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지 의원은 단 한 차례도 사과하거나 내용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지 의원이 유승민·안철수계 의원들로 구성된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소속이라는 점에서 손 대표가 법적으로 압박에 나섰다는 비판도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장 실장은 "손 대표는 정치권에서 일어난 일을 사법기관으로 가져가는 행태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고, 비판적으로 생각해왔다”며 “정치인생에서 정치적인 문제를 수사기관, 사법기관으로 가져간 예가 없었다"고 소개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이 사퇴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