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연 기자] 대전시의회가 지난 16일부터 2박3일 간 제주도로 연찬회를 떠났다. 이번 정기 연찬회에는 전체의원 22명 중 21명이 참석했다. 이번 연찬에는 행정사무감사를 앞둔 가운데 집행부 공무원들이 대거 참석까지 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심지어 연찬 과정에서 유명 소프라노 가수 초청 강연 중 의원들이 춤을 추는 등 취지와 벗어난 행동들을 보여 논란을 더 하고 있다. 의정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연찬’이, 잔치를 뜻하는 ‘연찬’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다.
정기연찬회는 자치분권과 지방의회 역할, 성평등 인식 향상 등 직무연찬 강의와 주상절리대 등 문화관광자원 답사 등을 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여기에 의회사무처 직원 22명이 동행한데 이어, 허태정 대전시장과 설동호 시교육감, 집행부 국장과 과장 등 17명이 참석했다.
연찬에 든 비용은 항공료와 숙박비 명목으로 713만원, 식비 407만원, 강사비 316만원 등 1436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시청과 시교육청 공무원들의 경비까지 더하면 3000여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연찬 첫날인 16일에는 지역의 유명 소프라노 가수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공연을 하는 과정에서 의원들이 흥에 겨워 춤을 추기도 했다. 연찬 출발 전부터 지역에서 뜨거운 눈총을 보내고 있었음에도 취지와 어긋난 프로그램을 하고, 여기에 동요하며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 연찬회에 참가한 채계순 의원(비례,민주당)이 적절치 않은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하며 이의를 제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더군다나 전교조 대전지부가 집행부 공무원 등이 대거 참석한 이번 정기연찬을 두고 접대성 의혹을 제기하며 국민신문고에 진정을 냈다. 전교조는 17일 성명을 내고 “집행기관의 행정을 비판, 견제, 감시하는 대전시의회가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피감기관인 대전시와 시교육청 장 및 국·과장급 간부들과 만찬을 하고 뒤풀이를 함께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시장과 교육감도 부적절한 처신을 넘어 사실상 ‘접대 출장’을 다녀온 부패 행위와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앞에서는 반부패 청렴을 외치면서 뒤로는 행정사무감사를 잘 봐달라는 암묵적 거래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국민신문고에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부정청탁 방지법에 저촉되지 않는지 여부를 판단해달라는 전정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정의당 대전시당도 성명을 내고 “연찬회는 11월 정례회를 앞두고, 내년도 예산 등 주요 의제와 조례, 행정사무감사 등을 내실 있게 준비해야 할 자리에 시장과 교육감 등 피감기관의 수장들이 공무원을 대동해 감사위원들에게 만찬을 열어 주는 것이 온당한 것이냐”고 지적했다.
한편 바른미래당 소속 김소연 의원은 “지난해에 연찬회에 참석했을 당시도 배울 것이 없었다. 연찬회 취지와 부합되지 않아 보였다. 지난해에는 '원안가결'이라는 건배사가 등장하는 등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적절치 않아 보여 참여하지 않기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대전시의회 본회의 장면. 사진/대전시의회
대전=김종연 기자 kimstomat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