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해외시장 영역 확장을 위한 고삐를 움켜 쥔 국내 제약업계가 글로벌 제약공룡들과 다양한 방면의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 세계무대에서 미미한 내수 시장 한계에 따른 인지도 극복과 노하우가 축적된 대형 다국적 기업의 네트워킹을 활용해 속도와 효율을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들과 국내사들이 협력 사례가 나날이 늘고 있다. 기술이전 계약이나 공동 개발을 통한 해외진출을 비롯해 네트워킹 공유, 컨설턴팅 등 그 방법도 다양하다.
MSD는 국내 제약사와 공동 해외 진출에 가장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동아에스티와는 슈퍼박테리아 항생제 신약 '테디졸리드'로 공동 해외 진출을, 한미약품과 손잡고 복합고혈압 치료제 '코자XQ' R&D 투자 및 50개국 수출을 추진하기도 했다. 렌플렉시스와 온트루잔트 등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글로벌 상업화 역시 협력 중이다.
한미약품 지속형 당뇨병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술 이전 및 개발 협력과 LG화학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의 해외 70여개국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사노피는 한국법인을 통한 협업도 펼치고 있다. 국내 대학 연구진과 차세대 항암제 연구개발 기초연구 공동 진행, 국내 유망 스타트업을 위한 투자유치 및 R&D컨설팅, 주요 대학병원들과의 신약 임상연구 협력체 등을 운영 중이다.
얀센은 지난해 1조4000억원의 기술수출 대박을 터트린 유한양행의 폐암치료제 레이저티닙 공동개발 및 상업화 기술수출 계약과 한미약품 당뇨 및 비만치료제 공동개발과 상업화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쥴릭파마의 경우 보령제약 카나브 패밀리와 고혈압 복합제 듀카브, 고혈압 고지혈 복합제 투베로 등의 주력 품목에 대한 동남아 지역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고, 한독 케토톱에 대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수출계약을 맺기도 했다.
국내 기관들과의 협업 사례들도 있다. 화이자는 국가 임상시험 사업단과 R&D 심포지엄을 개최하거나 보건복지부와 국내 연구개발 공동협력 업무협약,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 등으로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으며, 노바티스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및 관계기관과 기술협력 기회를 모색하는 컨퍼런스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공동으로 개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국내사와 다국적사 협업 형태는 자사 품목을 국내로 도입하는 다국적사가 국내사의 유통망을 활용하는 사례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국내사들이 신약 개발을 통한 해외시장 진출로 좁은 내수시장 한계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줄을 이으며 협력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한미약품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