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상반기 공통된 외형 성장 속 수익성에서 희비가 교차했다. 사상 처음으로 상위 5개사 모두 연 매출 1조원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영업이익이 급감한 유한양행이 빛바랜 선두를 지켰고, 한미약품은 가장 큰 매출 성장폭과 나쁘지 않은 영업이익액으로 선방했다. 대웅제약은 수익성 좋은 보툴리눔 톡신 매출 반영에 외형 성장은 물론, 영업이익이 대폭 상승하며 실속을 챙겼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위 5개 제약사(유한양행, GC녹십자, 한미약품, 대웅제약, 종근당)들은 상반기에만 5000억원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제약업계 전통적 비수기로 꼽히는 2분기에 불구, 전반적인 외형확대에 성공한 모습이다. 다만 각사별 상황에 영업이익 성적표는 엇갈렸다.
유한양행은 상반기에만 6976억원(별도기준)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여전히 선두를 수성했다. 이미 7000억원에 육박한 매출로 일찌감치 1조클럽을 예약한 상태다. 하지만 기술료 수익 감소와 연구개발비 증가, 사업다각화에 늘어난 인건비에 수익성은 크게 감소했다. 유한양행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약 132억6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3%나 줄었다.
안정적 내수 기반과 해외 사업 성장세를 바탕으로 유한양행과 함께 상반기 6000억 매출을 넘어선 GC녹십자는 연결기준 매출액 6464억원, 영업이익 210억원으로 2위 자리를 지켰다. 2분기 백신 수출 호조와 혈액제제 중국 수출 확대가 성장세를 견인했고, GC녹십자·GC녹십자랩셀 매출 성장 역시 전체 실적 호조에 보탬이 됐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0% 가까이 늘어난 2분기에도 불구, 연초 수익성 악화를 상쇄하지 못하며 지난해 상반기 대비 24.3% 감소한 210억원에 그쳤다.
한미약품은 매출액 5450억원, 영업이익 490억원으로 외형과 수익성 모두 성장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빅5 가운데 가장 큰폭인 11.9% 늘었고, 영업이익 역시 6.2% 증가했다. 꾸준히 효자노릇을 하고 있는 아모잘탄패밀리를 비롯한 주요 품목들의 선전이 기반이 됐다.
대웅제약은 상반기 가장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뒀다. 5016억원의 매출로 2년 연속 연 매출 1조원 돌파가 가능해진데다, 영업이익은 273억원으로 전년 대비 51.5%나 늘었다. 수익성 높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수출 물량 본격화로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 측면에서 재미를 톡톡히 봤다. 특히 2분기에는 2635억원의 매출로 역대 분기 최대치를 경신하며 겹경사를 맞았다.
이밖에 지난해 9600억 수준의 매출로 1조클럽 달성에 아쉽게 실패한 종근당은 상반기 5003억원의 매출액으로 5부 능선을 넘었다.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한 304억원을 기록했지만, 연간 매출 1조원 돌파에 대한 내부 자신감은 상당한 상태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