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정부가 미래차 육성을 위한 3대 전략을 밝힌 가운데 업계에서는 실천 계획을 더 구체화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예를 들어 2030년까지 친환경차 비중을 33%까지 달성하기 위한 중간목표 등 단계별 계획이 없다는 것. 업계에서는 어떤 속도와 수준으로 준비를 해야할 지 판단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2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30년 미래차 경쟁력 1등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최근 '미래자동차 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친환경차 기술력과 국내 보급 가속화를 통한 세계 시장 공략 △2024년 완전자율주행 제도·인프라 세계 최초 완비 △민간투자 기반 개방형 미래차 생태계 전환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30년 국내 신차 중 친환경차 비중을 33%로 늘리고 2027년 완전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주요 도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2030년 부품 기업 중 전장 부품 기업 비중을 20%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5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에서 열린 '미래차산업 국가비전 선포식'에서 문재인 대통령,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이전에 발표했던 정책들과 달리 20쪽에 달하는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는 추진 내용을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큰 그림'만 그린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2030년 친환경차 비중 33%를 달성하기 위한 중간 목표가 없는 게 아쉽다"며 "2027년 완전자율주행 도로를 구축하기 위해 2023년에는 신설 고속도로에 자율주행 구간을 만든다든지, 2025년에는 세종시나 원주를 스마트시티로 지정해 자율주행차 도로로 만드는 등 단계별 계획이 빠져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수소차 '넥쏘'. 사진/현대차
정부의 정책이 갈팡질팡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6월 발표한 '전기·수소차 보급·확산 정책방향'에서는 2020년 전기차 35만대, 수소차 1만5000대 보급을 목표로 제시했는데 6개월 후 발표한 '자동차 부품대책'에서는 전기차 43만대 수소차 6만5000대로 목표치를 높였다. 올해 1월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서는 2022년 내수 기준 수소차 6만7000대를 보급하겠다고 계획을 수정했다.
전기차와 수소차 수요가 증가하며 목표치를 상향한 것이지만 업계에서는 어떤 장단에 맞춰 미래차 계획을 세워야 할지 혼란스러운 상황인 것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의 이번 전략은 현대차의 미래차 계획을 반영해 목표를 제시한 것"이라며 "시장 상황이 바뀌기 때문에 정부도 현실에 맞게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