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비리 등 사건 수사와 관련해 정경심 교수에 대해 업무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위조사문서행사, 보조금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1일 밝혔다.
정 교수에게는 업무상횡령, 자본시장법 위반(허위신고, 미공개정보이용),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증거위조교사, 증거은닉교사 혐의도 적용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1일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입시 비리, 사모펀드 의혹 등 10개 혐의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모습. 사진/뉴시스
검찰에 따르면 정 교수는 딸의 입시와 관련해 자신이 보유하던 동양대 총장 상장을 스캔한 후 오려내 다른 파일에 붙이는 방식으로 표창장을 위조하고, 지난 2013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등에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대학의 입시 전형을 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이와 관련해 정 교수는 이미 지난달 6일 사문서위조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또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와 관련해 조국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모씨의 범행에도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정 교수가 코링크PE가 2016년 7월 조성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에 투자한 후 조씨 등과 공모해 금융위원회에 이 펀드에 대한 출자 사항을 허위로 변경보고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조씨가 이 펀드가 투자한 더블유에프엠(WFM) 자금 13억원을 횡령하는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도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정 교수는 자산관리인 김모 한국투자증권 차장에게 하드디스크 교체를 지시하는 등 증거은닉교사 혐의도 받는다. 정 교수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김 차장에게 하드디스크 교체를 부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증거물 조작을 막기 위해 원본을 보존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이를 증거인멸 시도로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정 교수는 지난 3일부터 16일까지 총 6차에 걸쳐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지난 17일에는 6차 조사에 대한 조서 열람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6차 조사 직전인 15일 입·퇴원증명서를 발송하는 등 건강 상태 악화를 호소했다. 이에 따라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의 고려 사항이 될 것이란 의견도 제기됐지만, 검찰은 신병을 확보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 구속영장 청구를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6차 비공개 소환 조사를 받고 있는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사무실에 불이 켜져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정 교수의 변호인은 지난 15일 오후 검찰에 팩스로 정 교수의 입·퇴원증명서를 발송했다. 해당 증명서에는 진료과가 '정형외과'로, 병명에는 '뇌경색' 등의 내용이 기재됐지만, 이를 발행한 의료기관, 의사 이름과 면허번호, 직인 등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검찰은 "검찰에서 판단하기로는 현재까지 변호인이 보낸 자료만으로는 뇌경색 진단을 확정할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 변호인단은 "입원 장소 공개 시 병원과 환자의 피해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을 가리고 제출하겠다는 뜻을 사전에 검찰에 밝혔다"며 "입·퇴원증명서상 정형외과 기재와 관련해서도 여러 질환이 있어 협진을 한 진료과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가 자료 제출을 위해 입원 장소 공개 등의 문제에 대해 병원과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동병원은 지난 17일 블로그를 통해 '정경심 교수에 대한 뇌종양·뇌경색 진단서를 발급한 바가 없고, 이와 관련된 어떠한 의혹도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동작구 상도동 정동병원 모습.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