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각 당의 '공천룰'은 21대 총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역대 선거를 보면 공천 후유증이 본선으로 이어져 낭패를 본 경우가 적지 않다. 내년 총선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일찌감치 큰 틀의 공천룰을 확정한 반면 자유한국당은 공천룰에 대한 실질적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깜깜이 지적이 적지 않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이 마련한 공천룰은 현역 의원 기득권을 내려놓고 여성과 청년, 장애인 등 정치 소외계층 참여를 확대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특히 여성의 정치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공천 심사 가산점을 최고 25%로 올렸다. 정치 신인에 대해선 공천 심사시 10~20%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규정도 신설했다. 특히 전략공천은 최소화하고 현역의원 전원이 경선을 거치도록 했다. 자체평가 하위 20%의 현역의원은 20% 감점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난 7월 국회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에서 총선 공천룰에 대한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한국당은 정치 신인 발굴과 승리 가능성이 큰 전략공천 비율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기반으로 공천룰을 논의 중이지만 확정하기 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당 신정치혁신특위는 청년·여성에게 30%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의 공천안을 마련해 지도부에 보고한 상태다. 최근 동일지역에서 3번 이상 당선된 의원은 공천에서 배제하자는 주장도 나왔지만 황교안 대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당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관련 수사 대상자에 대한 공천 가산점 부여 방침이 언급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불법을 자행한 사람에게 가산점을 주겠다는 방침에 다른 정당에선 "불법장려당" "구제불능의 정당"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황 대표는 25일 논란이 커지자 "생각해 본적이 없다"며 입장을 바꿨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등은 연말 제3지대 신당 창당과 보수 통합 등 정계개편에 따라 구체적인 공천룰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의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핵심으로 하는 선거제 개편안 처리 여부를 보고 공천룰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나온 공천룰은 큰 틀에서 이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지적한다. 결국 실제 공천 과정에서 어떻게 적용하느냐 여부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각 당의 공천룰 자체는 큰 차이가 없다"며 "중진의원 물갈이 공천과 과감한 정치신인 공천 모두 상충되는 면이 있기 때문에 향후 공천 과정에서 당 지도부가 운용의 묘를 잘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청년창업 소상공인 토크콘서트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