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지난 달 태양광발전 핵심부품인 폴리실리콘과 모듈 수출액이 모두 작년 같은 달보다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3분기 들어 폴리실리콘 수출 감소폭이 완화되고 있는 데다 태양광 수요 성수기인 4분기에 진입함에 따라 전체 수출은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26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월간 국내외 거시경제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9월 폴리실리콘 수출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2.6% 감소한 37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부터 전년 동기 대비 58.3% 하락한 1억1400만달러, 2분기엔 53.3% 하락한 1억1500만달러를 기록한 반면, 3분기엔 1억3100만달러로 하락률이 13.2%에 그쳤다. 강정화 선임연구원은 “올 상반기까지 저조했던 폴리실리콘 수출이 3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 글로벌 태양광 수요 확대에 따른 가격 안정화로 차츰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태양광 모듈 및 폴리실리콘 수출실적 추이. 단, 폴리실리콘과 잉곳을 합한 집계에서 잉곳 수출 비중은 미미하다는 설명이다. 자료/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월간 국내외 거시경제 동향' 중 발췌
중국발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전반적인 부진 속에서도 회복세가 보이는 이유에 대해 강 연구원은 “고순도 폴리실리콘을 필요로 하는 ‘단결정 태양전지’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중국은 보통 한국이나 독일보다 낮은 순도의 폴리실리콘을 사용해 ‘다결정 태양전지’를 만들기 때문에 국내 업체가 경쟁력이 있는 고순도 폴리실리콘의 경우 단결정 전지 수요 증가는 국내 수출 증가를 견인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고순도 폴리실리콘의 단위가격이 많이 하락한 상황이라 수출 증가에도 관련 업계가 흑자를 내긴 어려운 실정이다. 글로벌 태양광 시장조사업체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이달 넷째주 고순도(9N) 폴리실리콘 가격은 kg당 7.61달러에 그쳤다. 국내 생산업체들의 손익분기점인 ‘14~15달러’의 절반 수준인데, 수출이 증가할 때 업계도 흑자를 내려면 적어도 단위가격이 ‘10달러’는 돼야 한다는 게 강 연구원의 분석이다.
한편 9월 태양광 모듈 수출액도 76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0.9% 줄었다. 감소세는 지속 중인데, 올 9월까지 총 수출액이 9억7000만달러로 작년보다 13% 하락했다. 특히 최대 수출국 중 하나인 독일 수출이 45.6% 줄었고, 미국 수출도 10% 떨어졌다. 다만 미국의 무역규제로 미국 현지 모듈 생산을 확대하면서, 그에 필요한 태양전지 수출은 증가세다. 9월 수출액은 22.7% 증가한 2700만달러였고, 올해 9월까지 누적액도 2억2500만달러로 42.4% 늘었다.
강 연구원은 종합해 “태양광 수요 성수기인 4분기에 진입함에 따라 제품 가격 강세에 따른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면서도 “폴리실리콘 수출은 상반기 부진으로 인해 전년 대비 큰 폭의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