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태양광 특혜 의혹, 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 등 야당의 정치적 공세에 시달린 서울시가 감사원 감사로 사실이 밝혀진 후에도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감사원이 발표한 서울교통공사 친인척 채용비리 관련 감사결과에 대해 11일 재심의를 청구할 계획이다. 감사원 감사에서 조직적인 채용비리가 드러나지 않았음에도 일반직 전환과정 등을 문제삼아 교통공사 사장을 해임 권고한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취지다.
외부에서 가장 주목한 부분은 일반직 전환자 1285명 중 공사 내 친인척은 당초 교통공사가 감사원에 제출한 112명에서 80명이 추가된 192명(14.9%)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밝혀졌다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수사권한이 없는 교통공사가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조사를 강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일부 직원이 실제 친인척이 있음에도 없다고 응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명했다. 감사원은 법원행정처의 가족관계등록자료 및 지방자치단체의 제적등본자료를 제출받아 전환자의 사촌까지 조회해 80명을 추가한 192명을 밝혀냈다. 하지만, 여기서도 감사원의 192명은 친인척의 재직 명단일 뿐 이들이 위법성을 갖고 채용비리를 저지른 명단은 아니다.
감사원이 이번 감사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초점을 맞췄음에도 이미 정규직인 무기계약직의 일반직 채용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같은 선상에 놓은 부분도 서울시는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이미 직고용, 직영화하는 과정에서 합법한 채용절차를 밟아 정규직으로 채용한 무기계약직을 이후 노사합의를 거쳐 일반직 일괄전환한 것이기 때문에 이는 처우 개선이지 신분상의 변화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오히려 일반직 전환과정에서 위법부당한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이를 문제삼은 감사원 감사가 노동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항변했다.
서울시는 지난 7일 감사원이 발표한 태양광 미니발전소 보급사업 추진실태 감사결과 역시 재심의를 청구하지 않았을 뿐이지 여전히 답답하고 억울한 모양새다. 앞서 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과 마찬가지로 태양광 특혜 의혹은 자유한극당을 비롯한 야당에서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를 정치적으로 공격하면서 나타난 의혹들이다. 결국, 감사원이 이에 대한 사실관계를 밝히고자 감사에 착수했고, 실질적인 특혜는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결과, 서울시는 특정업체를 선정하려는 목적으로 설치실적이라는 진입장벽을 만들지 않았다. 또 전기공사업 면허라는 참여기준은 정당한 절차로 특정업체만을 위한 혜택이라고 보기 힘들다. 특정업체가 많은 물량을 가져간 사실 역시 보급 구조상 서울시가 몰아주기를 할 수 없으며, 영업력의 차이에서 기인한 결과라고 결론내렸다. 감사원은 특혜의혹이 아닌, 업체 심사·선정기준을 부적정하게 운용하거나 보조금 집행과 불법하도급 관리를 부적절하게 했다는 이유로 주의 2건, 통보 1건, 금액상 시정조치를 내렸을 뿐이다.
의혹 제기 당사자인 야당은 공세의 정도를 높이고 있다. 야당은 교통공사 국정조사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으며, “박 시장을 수사하라”, “현대판 음서제도의 부활” 등의 과격한 워딩을 연일 쏟아냈다. 태양광에 대해서도 협동조합 관련 인사들이 여당과의 인연이 있다는 부분을 강조하며, 감사결과로 유착관계가 드러났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당장 14일과 17일 국회 행안위와 국토위 국감이 예정된 만큼 두 사안은 이번 국감의 주요 공세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로 사실이 명명백백히 밝혀질 것을 기대하고 또 의혹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지만, 발표·전달 과정에서 과장되고 왜곡됐다”며 “이미 구체적인 데이터로 의혹이 밝혀진 만큼 소상히 해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연혜 의원 등 자유한국당 에너지정책 파탄 특위가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서울시 등 태양광 비리 관련 공익감사를 청구하기 위해 민원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