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액상형 전자담배가 유해성 논란으로 편의점 등에서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으며, 궐련형 전자담배로 수요가 이동하는 반사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에 주력하는 업체들은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폐 질환 등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사용 중단 권고로 유통업체들이 추가 공급 중단을 이어간다.
국내 편의점 빅4 업체(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는 지난 주말을 지나면서 일제히 KT&G '시드툰드라', 쥴 '트로피칼' 등 액상형 전자담배 4종의 추가 공급을 긴급 중단했다. 이마트도 지난 24일 가향 액상전자담배를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 뉴욕의 한 상점에 액상형 전자담배 쥴이 진열된 모습. 사진/뉴시스
이같이 액상형 전자담배의 판매 중단이 늘면서 궐련형 전자담배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반사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던 고객의 경우 대체품으로 일반 궐련 담배보다 유해성이 적은 궐련형 전자담배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가 28일 발표한 '2019년도 3분기 담배 시장 동향'에 따르면 액상형 전자담배(CSV 전자담배)는 이미 감소 추세다. 액상형 전자담배의 월별 판매 비중은 지난 7월 1.3%를 차지해 정점을 찍고, 8~9월 내내 0.9% 등으로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반면 궐련형 전자담배의 3분기 판매 비중은 9.4%를 기록해 앞서 1·2분기 약 11%보다 줄었지만, 월별 기준으로 보면 지난 △7월 9.0% △8월 9.2% △9월 9.9% 등 회복세를 보인다. 이 같은 흐름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수요가 궐련형 담배로 옮겨갈 경우 상반된 흐름은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액상형 전자담배는 올해 5월 출시 이후 3분기 980만포드(pod)를 판매하였으나 7월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라고 말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안전관리 위한 관계부처 합동 2차 대책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 확대 시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체는 필립모리스코리아와 BAT코리아 등이 거론된다. 필립모리스코리아와 BAT코리아는 각각 궐련형 전자담배인 '아이코스', '글로' 등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필립모리스코리아, KT&G, BAT코리아 등 세 업체가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시장점유율은 필립모리스 '아이코스' 56.5%, KT&G '릴' 31.3%, BAT코리아 '글로'가 6.3% 등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필립모리스코리아는 최근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아이코스' 신제품을 내놨다. 신제품 '아이코스3 듀오'는 홀더를 재충전 없이 2회 연속 사용이 가능하며, 배터리 성능이 강화된 게 특징이다. BAT코리아 역시 연내 새로운 궐련형 전자담배인 '글로 프로'를 선보일 방침이다. 글로 프로는 '인덕션 히팅 시스템'을 도입해 가열 시간을 단축했으며, 기존 '글로'의 단점으로 지적된 타격감과 맛을 보완한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KT&G도 액상형 담배 논란이 악화할 경우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에 무게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액상형 전자담배보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기능적인 측면에서 진일보한 형태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이 대중화 돼 있다"라며 "전자담배 이용자가 금연하지 않는 이상 궐련형 전자담배로 많이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코스3 듀오 제품 이미지. 사진/한국필립모리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