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고급차는 아니지만 타고 다니면 온동네의 시선이 집중되는 모델이 있다. 르노삼성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가 그 주인공이다.
트위지는 1인용 경차다. 얼핏 어린이용 장남감차 같기도 한 외관을 자랑하는 트위지는 타는 순간 이른바 '핵인싸'가 될 수 있다. 핵인싸는 사람들과 잘 어울려지내는 사람을 뜻하는 '인사이더'에 '커다란'이란 의미의 '핵'을 더한 합성어다.
지난 12일 트위지를 타고 동네를 한바퀴 돌았다. 실제 온갖 관심이 쏟아졌다. "이게 어디에서 나온 차냐?"는 질문을 하는 이도 만날 수 있었다.
르노삼성 트위지 전면. 사진/김지영 기자
자동차전용도로와 고속도로에서는 트위지를 탈 수 없어 동네 '마실용' 자동차를 원하는 이들이 고려할 만한 차종이다. 1330만~1480만원이면 살 수 있으며 정부 보조금이 나오기 때문에 통상 이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비싼 차종은 아니라 모든 것을 수동으로 조작해야 한다. 심지어 자동차 문을 열 때도 창문을 열고 손을 내부로 집어넣어 잡고 올리는 수고가 필요하다.
외관에는 두 개의 헤드램프와 방향지시등, 테일램프만 있다. 헤드램프는 최신차들에 주로 탑재되는 LED가 아닌 동그란 할로겐타입이다.
창문은 플라스틱 재질로 수동으로 밀거나 당겨 여닫을 수 있다.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이라 다소 탁한 시야도 감수해야 한다.
트위지 측면. 수동으로 문을 열 수 있으며 잠금 장치는 없다. 사진/김지영 기자
내부는 심플한 편이다. 운전석과 몇 개의 버튼, 한 사람이 더 탈 수 있는 뒷자리로 구성됐다. 하지만 뒷자리는 무릎공간이 사실상 없어 30분 이상 거리를 2인이 타고 움직이기에는 무리가 있다.
에어컨과 히터, 라디오도 없어 한여름이나 겨울 쾌적한 주행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격대를 고려했을 때 트위지는 '더도 덜도 아닌' 느낌이 강했다. 자동차의 단가를 올릴 수 있는 모든 기능을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55km, 최고 속도는 시속 80km다. 도심을 기준으로 1시간 탄다면 배터리의 40% 정도가 줄어든다. 완충하는데는 가정용 220v 기준 3시간30분이 걸린다.
트위지 운전석. 내부 버튼이 많지 않고 심플하다. 사진/김지영 기자
운전석에 앉으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계기판이다. 계기판 왼쪽에는 남은 배터리와 속도, 주행 모드, 시간 등이 표시되고 시동을 켜면 'GO(고)'에 녹색불이 들어온다.
이날 트위지를 타고 동네의 평지와 오르막길 등을 주행했는데 평지에서는 괜찮았지만 과속방지턱이나 오르막에서는 덜컹거림이 심한 편이었다. 비포장도로를 달린다면 운전자가 충격을 그대로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가속페달도 최근 출시된 신차들과 비교하면 다소 묵직한 편이다. 가속페달에 발을 올리고 살짝 밟았는데 앞으로 나아가질 않아 조금씩 힘을 더 줬다가 '훅'하고 나가는 경험도 했다.
트위지 뒷좌석. 사진/김지영 기자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트위지의 진가는 주차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주차에 익숙하지 않은 이른바 '왕초보'라도 트위지를 세우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차한 곳은 양쪽에 각각 중형 세단, 중형 SUV가 서 있었는데 평소였으면 진땀을 뺏겠지만 트위지는 여유롭게 쏙 들어갔다.
경차 기아차 모닝, 쉐보레 스파크와 비교하면 주행성능에는 아쉬움을 표하는 이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료비를 고려한다면 전기차인 트위지가 훨씬 경제적일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주목받는 핵인싸'의 삶을 원한다면 트위지를 선택지에 넣어도 좋을 것 같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