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노사 간에 전운이 다시 감돌고 있다. 내년부터 부산공장 생산량을 감축해야 하는 가운데 근무방식 변경을 두고 양측의 의견 차가 크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측은 내년 근무방식 변경과 관련한 방안을 노조에 전달했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시간당 생산량(UPH) 45대 유지·직원들의 연차 30일 공동 소진으로 비가동 휴무 실행 △UPH, 45대에서 35대로 추가 감소 △UPH, 60대로 확대하는 대신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 등 세 가지 안이다.
사측은 이 중 첫번째 안을 노조에 중점적으로 제시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올해 닛산 로그 위탁생산이 종료되면 내년부터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이 크게 감소하게 된다”면서 “이에 따라 작업 방식도 바꿔야 하는데 단체협약에 의거해 노조의 동의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르노삼성은 ‘생산절벽’을 맞이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부산공장에서는 총 21만5680대가 생산됐고 이 중 닛산 로그 물량은 10만7251대로 49.7%를 차지했다. 2017년에도 12만2542대로 전체의 46.4%의 비중을 기록했다. 내년부터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이 빠지면 부산공장 생산량은 20만대 선에서 10만대 선으로 급감하게 된다.
르노삼성 노사가 내년 근무방식 변경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부산공장 배정이 유력했던 ‘XM3’ 유럽 수출 물량 배정은 현재까지도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 닛산 ‘케시카이’의 위탁생산 논의도 올 초에 이미 무산됐다. ‘SM3’, ‘SM5’, ‘SM7’ 등이 단종을 앞두면서 내년부터 부산공장에서는 ‘QM6’, ‘SM6’ 및 ‘XM3’의 국내 물량만 생산하게 된다.
노조는 세 가지 방안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재정 노조 수석 부위원장은 “노조는 지난 6월 임단협에 합의했고 8월 UPH를 60대에서 45대로 낮추는 데 동의했다”면서도 “하지만 회사는 합의 직후부터 임단협 합의 내용을 지키지도 않는 등 신뢰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UPH를 35대까지 내리거나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하는 방안은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가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에 불과하다”며 “1안의 경우에도 사측이 직원들에 전환배치 등으로 압박하면서 사실상의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어 회사를 믿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노사는 지난 24일 7차 임금협상 실무교섭을 진행했지만 의견 차만 확인했고 향후 교섭 일정도 잡지 못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이번 논의는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라 생산량 감축에 따라 회사도 이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는 취지”라면서 “노조와 대화를 하면서 설득을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양측은 근무방식 변경 외에 기본급에서도 갈등을 벌이고 있다. 사측은 임금인상을 논의하기 전에 최저임금에 대한 해결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며, 노조는 기본급 8%(15만3335원) 인상을 요구하면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