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매운맛', 해외서도 통했다…수출 기록 경신

10월 라면 수출액 월별 기준 최대치…중국, 미국 등 판매 호조

입력 : 2019-11-04 오후 3:09:41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지난달 라면 수출 금액이 월별 기준으로 최대치를 달성했다. 해외에서 매운맛 라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국내 식품 기업들은 수출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 및 대신증권에 따르면 10월 수출액 잠정치를 집계한 결과, 원화 기준 라면의 월별 수출 금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라면 수출액은 556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월 대비 26.2% 상승했다. 전월과 비교해서도 21.3% 신장하는 등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라면 수출액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국가는 중국이었다. 지난달 중국으로의 라면 수출액은 183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40% 증가했다. 이외에 국가에선 373억원의 수출액이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대비 20.3% 신장한 수치다. 미국에선 지난해 대비 27% 성장했으며, 호주 및 태국 등도 각각 전년 동월 대비 21%, 11% 상승했다.
 
수출용 불닭볶음면 제품 이미지. 사진/삼양식품
 
지난해부터 둔화돼온 라면 수출이 최근 반등한 데는 유튜브 등 온라인을 통해 한국의 매운맛 라면 인기가 높아지면서다. 특히 중국의 사드 보복 사태가 완화되고, 매운 식품을 즐기는 중국 소비자들의 한국 라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매출 신장에 기여한 것으로 업계에선 판단했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들이 사천 지방 등 매운 음식에 익숙하면서도 한국적인 맛을 선호해 매운 라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에 국내 라면 제조 업체들은 수출 확대를 위한 유통망 확장에 나선다. 삼양식품은 매운맛 라면에 트렌디함을 더한 불닭볶음면을 필두로, 해외 판로를 넓히고 있다. 지난달 삼양식품은 중국 '유베이 사'와 총판 계약을 연장하고 3·4선 소도시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또 온라인에서는 해외 직구 점유율 1위 '왕이카오라' 등에 입점해 신규 판매망을 구축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해외 80여개국에서 라면이 수출되고 있다"라며 "동남아와 중국 등 웬만한 국가엔 다 진출한 만큼, 해당 국가 내에서 유통망을 확장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대박라면 고스트 페퍼 스파이시 치킨맛. 사진/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도 매운맛이 특징인 '대박라면 고스트 페퍼'의 중국 시장 공략에 착수했다. 대박라면 고스트 페퍼는 매운맛 지수를 나타내는 스코빌 척도가 1만2000SHU에 이르는 제품으로, 지난 3월 할랄식품 공략을 위해 말레이시아에 처음 출시됐다. 이후 SNS에서 인기가 높아지면서 지난 6월 대만, 8월 싱가포르 등으로 수출 판로를 넓혔으며, 지난달부터 중국에 판매를 시작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9월 중국 '저장 오리엔트 사'와 계약을 맺고 1차 물량 20만개를 선적한 만큼, 추후 물량이 완판될 경우 추가 생산을 계획 중이다.
 
신라면 제품 이미지. 사진/농심
농심도 신라면을 중심으로 매출고를 높이기 위해 중국 시장을 공략한다. 지난 1996년 상하이 공장 설립을 마친 중국은 해안에서 내륙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농심은 중국 전역 1000여개 신라면 영업망을 중심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으며, 올해는 지난해 대비 14% 증가한 3억2000만달러의 매출고를 목표로 한다. 농심 관계자는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에는 매년 매출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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