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의 위상은 더 높아질까. 암호화폐 시장에서 점유율 70% 수준을 유지하며 기축통화 역할을 해온 비트코인의 쓰임새가 커질 전망이다. 기존 금융 시장, 특히 결제 서비스 영역에서도 비트코인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장은 프로젝트별 자체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했다. 글로벌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페이스북의 리브라뿐 아니라 테라와 페이코인 등 국내 프로젝트들은 자체 암호화폐를 통해 결제 서비스를 구축하는 중이다. 하지만 최근 블록체인 결제 부문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통해 결제 시장에 진출하려는 시도들이 늘고 있어 관심을 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지원하고 있는 백트(Bakkt)는 비트코인을 포함해 일반 소비자용 암호화폐 결제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인다. 결제 앱의 첫 파트너사로 스타벅스와 협력해 내년 상반기 중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목표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8월 세계 최대 증권거래소그룹 인터콘티넨탈익스체인지(ICE)가 설립한 백트에 마이크로소프트(MS), 보스턴컨설팅그룹 등과 함께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다.
백트가 내년 상반기 비트코인을 통한 결제 서비스를 출시한다. 사진/뉴시스
백트 상품 개발을 이끌고 있는 마이크 블랜디나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지난달 28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일반 이용자들이 상점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디지털 자산을 사용할 수 있는 앱을 2020년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라며 "소비자용 앱을 통해 각종 음식점과 상점, 온라인 쇼핑몰 등의 기업들이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비트코인 선물 거래량이 늘고 있는 백트가 스타벅스를 포함한 리테일 분야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체결, 비트코인 결제 대중화를 이끌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백트를 통해 스타벅스가 비트코인 결제 대중화를 이끄는 최초의 상점이 될 것이라고 관측하기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올해 기준 2520만명의 모바일 결제 이용자 수와 12억달러 규모의 예치금을 확보한 상태다. 오프체인 솔루션 등 기술적으로 비트코인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면, 막대한 이용자와 자본력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들을 통해 비트코인 결제 시장이 빠르게 확산될 것이란 지적이다. 이에 스타벅스를 시작으로 비트코인 결제를 지원하는 주요 상점들이 늘면, 2020년이 비트코인 결제 대중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트와 스타벅스뿐 아니다.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글로벌 결제 플랫폼 스퀘어는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대신,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활용한 비트코인 결제 혁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 스퀘어의 결제 앱 '캐시앱'은 지난해부터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제공했고, 올해 상반기 매출이 1억90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 CEO는 특정 기업이 발행하는 암호화폐보다 비트코인이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향후 유력 디지털 머니로 비트코인을 꼽은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역시 미국 최대 전자결제 업체 월드페이를 350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