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대학 학종서 '고교서열화' 확인…내신 낮아도 특목고가 대입 유리

교육부, 실태조사 결과 발표…'정시 확대' 정부방침 힘받나

입력 : 2019-11-05 오후 4:45:29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이 높아 정부 실태조사 대상이 된 13개 대학에서 고교 서열화와 학생부 편법 기재 등이 확인됐다. 정부가 추진 중인 정시 확대 방침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13개 대학에 대한 학생부종합전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016~2019학년도의 전형자료 202만여건을 바탕으로 했다. 13개 대학은 건국대·경희대·고려대·광운대·동국대·서강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춘천교대·포항공대·한국교원대·홍익대다.
 
각 대학의 평균 내신등급을 분석한 결과 학종 전 과정에 걸쳐 지원자·합격자의 평균 내신등급이 일반고가 가장 높았고, 자사고, 외고·국제고, 과학고 순으로 나타났다. 내신 등급이 낮은 과학고 등 특목고 학생이 같은 내신 등급의 일반고 학생보다 대입에 유리했다는 의미다. 학종 고교 유형별 합격률은 과고·영재고 26.1%, 외고·국제고 13.9%, 자사고 10.2%, 일반고 9.1%로 집계됐다.
 
또한 교육부는 과거 졸업자 대학 진학 실적이나 고교 유형별 평균 등급을 제공하는 사례 등 특정한 고교 유형이 우대받을 수 있는 정황도 포착했다. 자기소개서(추천서)의 기재금지를 어기거나 표절 등에 대해 지원자 불이익 조치가 미흡한 경우 등 전형의 처리과정이 부적절한 사례도 있었다. 학생부나 공통 고교정보(고교 프로파일)에 학생부 기재금지 관련 정보가 편법적으로 써있는 경우도 발견됐다.
 
대입 전형의 제도개선이 필요한 사항도 다수 확인했다. 특기자전형에서 어학 능력 등을 자격, 평가요소로 설정해, 외고·국제고 학생이 일부 계열에서 합격자의 무려 70%를 점유하는 경우가 나타났다. 아울러 13개 대학은 고른기회전형의 비중이 8.3%로 전국 평균 11.1%에 비해 낮아 특기자전형을 축소하고, 고른기회전형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평가 세부요소 및 배점 공개 수준이 미흡해 학생·학부모가 평가과정을 투명하게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평가 정보 공개 범위를 확대할 필요성도 있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이외에 교직원 자녀가 해당 대학 또는 부모 소속 학과에 합격한 경우가 있었으나 회피·제척은 규정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추가 조사 및 특정 감사를 실시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행정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종이 국민 불신을 받는 데에 교육부의 책임이 크고, 이번 기회에 반드시 개선하겠다"면서 "이번 실태조사에서 추가 확인 사항은 추가 감사를 진행하고, 학종 운영 가이드라인 내실화 등 적극적인 제도 개선도 함께 추진해, 학종 공정성과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말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13개 대학에 대한 학생부종합전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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