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원석기자] 내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기준금리 상태를 놓고 논란이 뜨겁습니다.
크게 보면 '인상 시기상조론'과 '아니다 저금리 기조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바로 올려야 한다' 두가지 입장으로 나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기준금리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의 대표 주자는 두말할 것 없이 정부입니다.
회복세가 빠른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경제의 체력을 더 다져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경기회복세가 강화되고 있지만 국제금융시장에 불안감이 남아 있고 원자재 가격 상승 우려, 국내 고용 침체에 따라 현재의 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 장관은 이번달 초 아시아개발은행 총회에서도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나오기 전까지 현재의 정책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며 "우리나라가 전년동기대비 7.8%의 높은 성장률을 보인 것은 지난해 1분기가 워낙 좋지 않았던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에다 7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 문제, 또 2%대의 안정적인 상승흐름을 이어가는 소비자물가의 움직임 등도 금리 인상에 아직까지 유보적일 수 밖에 없는 정부의 입장을 대변합니다.
다만 정부도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에 대한 부작용은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그렇지만 현 시점에서는 금리 인상의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란 게 정부의 최종 입장입니다.
이에 반해 기준금리 인상론자들은 경기 회복 속도, 시중의 과잉 유동성, 자산가격의 거품 가능성 등을 고려해서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올 1분기 경제 성장률은 작년동기 대비 7.8%로 지난 2002년 4분기 8.1% 이후 7년3개월만에 최고칩니다.
이같이 우리나라의 성장세가 강하고 전반적인 경기 둔화 가능성이 없다는 점에서 점진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저금리 상황 지속에 따른 과잉 유동성도 문젭니다.
시중자금이 마땅한 운용처를 찾지 못하고 단기성 투기자금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건데요.
지난해말 기준만 놓고 봐도 단기금융상품의 수신 잔액은 755조원으로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9월보다 77조원이 늘어난 상황입니다.
여기다 시중의 초과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한 한은의 통화안정증권 순발행액도 지난 3월 10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점도 과잉 유동성 문제가 점점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내일 있을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두 가지 입장이 첨예하게 부딪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한국은행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일단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서 저금리 기조를 우려하면서 금융완화 조치의 정상화는 국제적 논의와 국내외 금융경제 상황의 개선세를 보면서 속도와 폭을 결정하겠다는 중립적이면서 신중한 입장을 취했습니다.
그러나 제한적이긴 했지만 최근 유럽국가들의 재정위기에 따라 우리 경제가 적잖이 출렁거렸다는 점, 또 국제 금융경제 상황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시기를 조절하겠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란 점을 놓고 볼때 이번달 기준금리 인상도 사실상 어려운 것이 아닐까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