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자녀의 입시 비리 등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1일 검찰에 다시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고형곤)는 조국 전 장관이 이날 오전 9시35분쯤 출석해 변호인 입회하에 조사받고 있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의 출석은 지난 14일 첫 조사 이후 일주일 만이다.
검찰은 이날 조 전 장관을 상대로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일부 혐의와의 연관성, 공직자윤리법 위반 여부, 딸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과 관련한 내용, 동생 조모씨와 관련한 웅동학원 비리 의혹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하지만 첫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조 전 장관은 검찰에 진술을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피의자 소환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5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정경심 교수와 접견을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조 전 장관은 14일 이번 수사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검찰에 출석했지만, 진술을 거부하면서 조서열람을 포함해 8시간 정도 조사를 받은 후 귀가했다.
조 전 장관은 조사 직후 "아내의 공소장과 언론 등에서 저와 관련해 거론되고 있는 혐의 전체가 사실과 다른 것으로서 분명히 부인하는 입장임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일일이 답변하고 해명하는 것이 구차하고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오랜 기간 수사를 해 왔으니 수사팀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면 법정에서 모든 것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려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11일 자녀 입시 의혹과 사모펀드 의혹 등에 대해 정경심 교수를 구속기소하고, 18일 웅동학원 허위 소송과 채용 비리에 대해 조씨를 각각 구속기소했다. 이들의 공소장을 보면 일부 혐의의 정황에 대해 조 전 장관의 이름이 기재됐지만, 공모관계 등은 적시되지 않았다.
우선 정 교수는 딸 조모씨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받는 등 혐의를 허위작성공문서행사 혐의를 받고 있으며, 여기에는 당시 공익인권법센터에서 활동했던 조 전 장관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조 전 장관은 조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장학금을 받은 것과 관련해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의 선임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정 교수는 조 전 장관이 2017년 5월 민정수석에 임명되자 공직자윤리법상 재산등록과 백지신탁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총 6개의 차명 증권계좌로 그해 7월4일부터 올해 9월30일까지 총 790회에 걸쳐 입출금을 비롯해 주식 매매, 선물·ETF 등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등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러한 정 교수의 차명 거래를 조 전 장관이 인지했는지도 확인할 예정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영장심사를 마친 후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 전 장관의 동생 조씨는 지난 2016년과 2017년 웅동중학교 사회과 정교사 채용 과정에서 채용 희망자에게 1차 필기시험 문제지와 답안지, 2차 수업 실기시험과 면접시험 내용을 알려주고 돈을 받는 등 배임수재, 업무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1차 필기시험의 출제는 정 교수가 재직하는 동양대에 의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조 전 장관은 채용 필기시험 문제를 출제하는 과정에 일부 관여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채용 비리에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부인하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달 17일 "웅동학원 측에서 출제 의뢰가 들어오면 관련 전공 교수에게 의뢰해 시험 문제를 보내줬다"면서 "저와 제 처는 교사 채용 비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당연히 관여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웅동학원 의혹' 조국 전 법무부장관 동생 조모씨가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출석해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