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연구 부분을 분사하며 AI 사업을 본격화한다. 이 작업의 일환으로 '카카오i' 서비스 명칭을 '헤이카카오'로 변경한다.
2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i 서비스명을 헤이카카오로 변경하는 이용약관 개정을 이용자에게 공지했다. 개정 시행일은 다음달 1일이다. 헤이카카오는 카카오i를 호출하는 음성 명령어로 헤이카카오앱, 카카오미니(AI스피커), 내비게이션, 카카오홈(스마트홈) 등에 적용됐다. 카카오는 카카오i 플랫폼을 그대로 둔 채 솔루션을 포함한 서비스명을 헤이카카오로 변경하며 AI 서비스 기기와 관련한 정보 수집 기능, 보유·운영 등 관리를 카엔으로 이관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기존 이용자들이 헤이카카오앱이나 카카오미니 등 서비스를 카카오i가 아닌 헤이카카오로 인지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카엔으로 서비스를 이관하며 서비스명도 헤이카카오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AI 스피커 '카카오미니'. 사진/카카오
카엔은 카카오의 사내독립기업(CIC) 중 하나인 카카오 AI랩이 다음달 1일 분사해 설립하는 신설 법인이다. 검색엔진, AI, 챗봇 기술 등 현재 AI랩이 맡은 사업 전반을 카엔이 담당한다. 카카오는 카엔에 기업 간 거래(B2B) 영역 사업을 맡겨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AI랩 소속 400여명도 카엔으로 자리를 옮긴다. 카카오는 지난 10월 카엔에 626억원 규모의 현물출자도 결정했다.
카카오i를 활용한 카카오의 AI 사업이 하나둘 카엔으로 옮겨가며 카엔의 AI B2B 사업도 점차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 카카오의 기업용 협업 솔루션 '아지트'도 카엔 이동이 확정됐다. 이와 함께 헤이카카오를 카엔으로 옮기기 위한 사전 공지 작업도 마무리되며 기존 이용자 대상 AI 솔루션을 시작으로 사업이 구체화할 전망이다. 카카오는 카엔 분사 결정 이후 "카카오가 보유한 기술·서비스 자산을 활용해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카카오는 챗봇 기술을 활용한 카카오톡 B2B 사업을 확장 중이다. 카톡 상단에 광고를 붙인 톡 비즈보드(톡보드)의 공개시범테스트(OBT)를 지난달 시작했다. 이용자가 톡방 안에서 사업자와 상담하는 챗봇 기술이 톡보드에도 연결돼 카톡 생태계를 기반으로 하는 B2B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100여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챗봇 주문 OBT는 카톡 채널 최대 20배 증가, 챗봇 주문 재사용률 최대 60% 등 성과를 거뒀다.
김병학 카카오 AI랩 총괄 부사장이 지난 8월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카카오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 2019'에서 카카오의 AI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