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종료 D-1. 막판까지 고심하는 청와대 "다양한 상황 대비 논의"

미·일, 지소미아 연장 압박 수위 높여…“한국 현명한 대응해야”

입력 : 2019-11-21 오후 4:56:08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정부는 21일 "일본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는 내일 종료된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일본 측의 태도 변화에 따라 극적 상황변화 여지는 남은 셈이다. 지소미아 효력 상실 시점(23일0시)까지 불과 하루 남짓 남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소미아가 내일 예정대로 종료되느냐'는 자유한국당 원유철 의원에 질문에 "일본의 태도에 변화가 있지 않은 한 그렇다는 게 저희 입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일본의 수출규제는 분명히 부당하고 보복적이며 신뢰를 해치는 조치였다"면서 "일본의 변화 없이는 어렵게 내린 결정을 바꿀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강 장관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도 참석했다. NSC 회의는 오전에 마무리 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오후 늦게야 "상임위원들은 한일 간 현안 해결을 위한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검토하고 주요 관계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며 "이와 관련한 다양한 상황에 대비할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청와대와 정부의 신중한 입장은 지소미아 연장 가능성을 일단 끝까지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소미아를 한일 간의 문제로 보는 우리 정부와 달리, 미국과 일본은 '한·미·일 3국 군사협력'의 상징으로 보고 있어, 우리가 먼저 지소미아 종료를 공식화하기엔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과 일본은 지소미아 연장을 막판까지 압박하고 있다. 미국은 행정부에 이어 의회까지 나서 지소미아 종료 철회를 주장하는 상황이다. 제임스 리시 미국 상원 외교위 위원장(공화당)은 20일(현지시간) 지소미아 종료 철회 촉구 결의안을 대표발의하고 "지소미아 종료는 한국에 주둔한 미군의 위험을 증대시키고 한미 동맹을 훼손한다"며 "한국이 역내 안보 협력을 저해할 수 있는 잠재적 조치들의 해결 방법을 고려하라"고 주장했다.
 
일본 역시 '한국의 현명한 대응'을 재차 요구했다.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은 21일 오전 중의원 외교방위위원회에서 "(지소미아 종료 이후에 대해) 예단을 갖고 말하기 어렵다"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북한 정세에 대해서는 미·일, 한·미·일이 확실히 연대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한국에 현명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 교섭이 막판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신조 총리는 가와무라 다케오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을 만나 "(지소미아를) 포기했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마지막까지 협의는 계속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문희상 국회의장이 제안한 '1+1+α(알파) 방안'(한국과 일본 기업, 양국 국민의 자발적인 성금으로 기금 조성)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방콕 임팩트포럼에서 열린 '제22차 아세안+3 정상회의'에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사전환담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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