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SK케미칼의 치매 치료 패치가 세계 최대 시장 미국 문턱을 넘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영토 확장에 나선다. 국내에서 개발된 치매치료 패치의 FDA 승인은 이번이 최초다.
SK케미칼은 치매치료 패치 'SID710(성분명: 리바스티그민)'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최종 시판 허가를 받았다고 27일 밝혔다.
SID 710은 지난 2010년 SK케미칼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치매치료 패치다. 복약 시간과 횟수를 기억하기 힘들거나 알약을 삼키기 어려운 치매 환자들을 위해 하루 한 번 피부에 부착해 약물이 지속적으로 전달되도록 한 패치 형태로 제작됐다. 패치형 치료제는 알약 형태의 경구용 제품과 효과는 동등하면서도 오심과 구토, 염증 등 부작용이 적고 위와 간에 부담이 적은 게 장점으로 꼽힌다.
SK케미칼 SID710의 이번 FDA 승인은 지난 2013년 유럽을 시작으로 호주(2016년), 캐나다(2018년) 등에 진출한 데 이은 성과다. 브라질과 사우디 등의 현지 허가를 위한 절차도 진행 중에 있으며, 국내에서는 '원드론패치'라는 브랜드로 지난 2014년부터 판매되고 있다. 지금까지 총 19개국에 진출, 24개 주요 제약사와 판권 및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우수성을 제대로 인정받은 데 이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 미국 진출이 가능해지면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전광현 SK케미칼 사장은 "FDA승인을 통해 SK케미칼의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에 의미가 있다"라며 "글로벌 수준에 부합하는 개발 역량 및 허가 대응 능력을 바탕으로 미국, 유럽에 이어 남미,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들로 확대 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치매치료 패치는 지난 2007년 처음 개발에 성공했으나 핵심기술인 TDS(경피전달체계)의 높은 기술장벽 때문에 경쟁사들의 동일 제형 제품개발을 통한 시장 진입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 2012년 SK케미칼이 자체 TDS 기술을 바탕으로 SID710을 개발, EU생동성 시험을 통과하며 유럽 내 첫 번째 제네릭으로 허가를 받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 1995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관절염 치료패치 '트라스트'의 R&D 노하우와 경험이 SID710 개발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인구 노령화에 따라 전 세계 치매 치료제 시장은 확대되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모니터헬스케어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치매환자 수는 230만명에 달하며 관련 치료제 시장은 연간 4조원 규모에 달한다. SK케미칼 SID710은 글로벌 치매치료제 시장 확대와 해외 현지에서의 활발한 마케팅에 힘입어 올해 유럽 내 동일 성분·제형 제네릭 시장에서 점유율 약 50%를 차지하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편, SK케미칼은 지난 1987년 제약사업에 진출한 이래 1999년 국산 신약 1호인 3세대 백금착체 항암제 '선플라'를 비롯, 2001년 천연물 의약품 1호 '조인스', 2007년 발기부전치료 신약 '엠빅스' 등 자체 신약 개발에 잇달아 성공한 바 있다.
이후에도 세계 의약계 흐름에 따라 R&D 방향을 치료에서 예방으로 전환하며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플라즈마로 전문화해 세계 최초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인 '스카이셀플루4가'를 개발·상용화했고, 바이오 신약 최초로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의 미국·유럽 판매 승인을 획득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SK케미칼 직원이 제품 생산 시설에서 생산 공정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SK케미칼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