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서울 명문대를 졸업한 대학생 A씨는 취업자수가 늘었다는 뉴스에도 우울하기만 하다. '취업자 증가·고용시장 회복'이라는 연이은 보도속에도 자기가 포함되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그는 오늘도 취업스팩을 쌓기 위해 학원으로 무거운 발길을 옮긴다"
최근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며 출구전략 시기를 놓고 장밋빛 전망이 잇따르고 있지만 정작 20대 청년층의 출구는 여전히 짙은 안개속이다.
지난달 취업자수가 4년8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해 40만명을 웃돌고 있지만 청년층 취업률은 거꾸로 감소하고 있는 것.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 취업자는 느는데..청년백수가 기댈 곳은 어딘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20~29세 청년층의 취업자 수는 373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8만6000명이 줄었다.
경제상황이 가장 안좋았던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의 외환위기 당시 400만명대를 유지한 것과 비교하면 청년층의 취업난은 갈수록 심화되는 형국이다.
청년층 취업자 증감률은 올해 1월 마이너스(-)0.7%을 기록하며 다소 회복세를 보였지만 2월(-1.1%)과 3월(-1.5%) 각각 감소세를 지속했다. 지난달에는 2.2%를 기록하며 마이너스 폭이 2%를 웃돌았다.
지난달 20세~29세 청년층의 고용률은 58.4%로 전년대비 0.2%포인트 줄었다. 전체 연령계층에서 유일하게 감소했다.
15세에서 29세사이의 청년층 실업률은 평균 실업률 3.8%에 비해 2배 이상 뛰어넘는 8.6%에 달했다. 특히 대학을 졸업한 청년실업자는 지난달 39만5000명으로 지난해(36만명)보다 9.6%(3만5000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8.4%을 나타냈다.
연간 4만5000명씩 취업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대학졸업자들을 수용할 만한 일자리는 시간이 흐를 수록 줄고 있는 것.
◇ 쏟아지는 채용계획..속 빈 강정
대표적 공기업인
한국전력(015760)은 지난달 하반기중 50명의 해외사업 ·녹색기술 전문인력을 신규로 채용하고 단시간 근로 일자리 250개도 추가로 만들겠다는 채용계획을 내놨다. 한국수력원자력도 앞으로 3년간 100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1000명의 인턴을 별도 선발키로 했다.
삼성과
포스코(005490),
SK(003600) 등 대기업과 한국산업은행과 증권업계도 경기회복 움직임에 따라 지난해 줄였던 일자리 채용규모를 늘리고 있지만, 실제 청년층 취업시장 확대를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채용시장은 당장 실무가 가능한 경력인력 위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신규 일자리도 상시직이 아닌 인턴직이 다반사.
◇ 지표와 체감 실업률 차이.. 평행선 달려
오히려 정부의 청년층 취업 해법찾기가 안쓰러울 정도다. 15세~29세까지를 통계상 청년층으로 구분하는 정부는 "취업감소가 청년층 인구가 줄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20대 청년층 인구는 지난해 649만6000명에서 지난 3월 현재 642만5000명으로 감소하며 630만명의 인구를 나타냈던 지난 1980년대 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여기에 계절적 영향을 제외한 청년층 실업률은 지난 1월 8.8%에서 지난달 8.4%로 낮아지며 "오히려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년층 실업률이 각각 18.5%, 11.9%에 달하는 미국과 일본에 비하면 청년층 실업률은 오히려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저출산·고령화 추세에 따라 청년층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고령층의 증가세가 이어지며 고용시장에서 청년층이 설자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데는 우려하고 있다.
◇ 고용 해결.. 정부 정책 탄력받나
정부는 12일 이명박 대통령주재로 국가고용전략회의를 열고 초과 공급되는 대졸인력 개선을 위해 대학구조조정에 적극 나서는 한편 산업수요에 맞는 대학학과와 정원 조정에 나서기로 했다.
제조업분야에서 서비스업 분야로 넘어가는 고용상황에 맞춰 민간고용서비스 산업을 육성해 일자리 중개와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여 노동력 미스매치를 최대한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각종 세제 지원과 금융지원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최대한 수요와 공급을 일치하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우리경제는 물론 세계경기의 회복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경기에 따른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대졸취업자의 일자리 창출과 눈높이는 여전히 풀기 어려운 숙제로 남아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토마토 김세연 기자 ehou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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