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소상공인연합회가 정치 활동을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에 요청한 정관 개정을 공식 철회한 가운데 최승재 소공연 회장은 정치권이 소상공인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최승재 소공연 회장은 6일 본지와 통화에서 정관 개정 요청에 대해 "정치 세력화라는 말이 많은데, 단순히 정당 창당이 목적이라기보다 기존 정치권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차원이었다"며 "소상공인기본법 하나 처리 못하는 정치권을 압박하는 의미였다"고 밝혔다.
이어 "소상공인기본법 통과가 목전인데 중기부와 대결 국면으로 가는 것보다 기본법 통과 후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이 먼저라고 판단했다"며 이번 정관 개정 요청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소공연은 지난 5일 임시총회를 열고 '정치 참여 금지 조항 삭제'를 골자로 한 정관 개정 승인 요청을 철회하는 안건을 상정해 의결했다. 지난 7월30일 임시총회에서 정치 활동 금지 조항 삭제를 의결한지 4개월여만에 정치 세력화 포기를 선언한 것이다.
최 회장은 "현재 상태에선 실효성이 없고, 중기부에서도 개정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에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관 개정 절차에 있어서 행정적으로 서류가 미비된 부분도 있었다"며 "어차피 반려 받는 김에 그런 부분을 보완하는 차원에서라도 일단 철회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소공연과 중기부는 정관 개정 문제를 두고 대립해 왔다. 소공연은 중기부가 정관 개정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행정 소송과 헌법 소원까지 불사하겠다며 엄포를 놓았고, 중기부 역시 선거법 위반을 이유로 개정을 보류해왔다.
하지만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연일 강경 메시지를 쏟아내며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했다. 박 장관은 지난 10월 중기부 국정감사는 물론 지난 22일 열린 전국상인연합회 회장단 간담회에서도 소공연의 정치 세력화 시도를 정면 비판한 바 있다.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듯 최 회장은 소공연과 소상공인당이 철저히 분리될 것임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어제 만장일치로 소공연과 소상공인당을 분리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소공연 내부적으로 정치 세력화에 반대하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모든 의사 결정을 내릴 때 항상 만장일치 형식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우리가 내린 결론에 이견은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63시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초정 대상·목민 감사패 시상식’에 참석해 축하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소상공인연합회 제공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