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요기요, 연합 공세…'쿠팡이츠' 반격 전략은?

배달앱 잠재고객 선점 경쟁 치열할 듯…쿠팡, 배달권역 확대 예고

입력 : 2019-12-16 오후 2:51:12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배달앱 '요기요'를 전개하는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민족' 운영업체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면서, 쿠팡과의 전선이 뚜렷해졌다.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배달앱 1, 2위 업체가 연합함에 따라 경쟁자가 '쿠팡'으로 좁혀졌기 때문이다. 이에 쿠팡은 연합 공세에 맞서고자 배송 권역을 늘리고, 정식 론칭 시점에 맞춰 강화된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쿠팡 본사. 사진/뉴시스
 
16일 업계에 따르면 딜리버리히어로와 우아한형제들이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국내 배달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달의민족은 이번 인수합병 계획을 발표하면서 '쿠팡'을 저격했다.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한 쿠팡의 배달 서비스가 토종앱 '배달의민족'을 위협하고 있다고 견제하면서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토종 애플리케이션으로 국내 배달앱 1위에 올랐지만 일본계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C사와 국내 대형 플랫폼 등의 잇따른 진출에 거센 도전을 받아왔다"라고 설명했다.
 
이같이 딜리버리히어로와 우아한형제들의 연합전선 구축은 쿠팡의 역량 확대를 선제적으로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쿠팡이 온라인 시장에서 선보인 파괴적인 역할이 배달앱 '쿠팡이츠'에서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쿠팡은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확보한 점유율을 넘어서기 위해 초기부터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였다. 최소주문 금액을 없애고, 1만2000원 이상 주문 시 배달비를 없앴다. 무엇보다 기존 배달업체의 경우 라이더가 여러 음식을 함께 배달하는 방식을 채택했지만, 쿠팡은 로켓배송 DNA를 배달앱에도 이식해 '일대일 배달'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 결과 배달 배송 시간을 30분 내외로 줄이고, 실시간 배송 과정을 보여주는 등 과감한 시도로 소비자를 끌어모았다.
 
배달의민족 로고 이미지. 사진/우아한형제들
 
그럼에도 쿠팡은 예상치 못한 배달업계 1, 2위 업체의 인수합병에 공격적인 투자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현재도 '쿠팡이츠'의 배송 커버리지를 넓히는데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쿠팡은 지난 5월 강남 3구(강남·송파·잠실)에서 첫 시범사업을 선보인 이후 서울 17개구와 용인 수지·기흥 등으로 배송권역을 확대했다. 앞으로는 강북구, 노원구 등 서울 동북부 지역과 경기 지역으로 배송망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정식 서비스 론칭 시기에 맞춰 향상된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쿠팡은 이커머스의 간편결제 서비스 '쿠페이'를 쿠팡이츠에 연계시켜 진화된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같은 맥락에서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쿠팡의 DNA를 쿠팡이츠에 계속 이식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이츠 서비스는 아직 공식적으로 론칭한 게 아닌 초기 단계"라며 "현재 배송권역 확대와 가맹점 수 모집에 나서고 있다"라고 말했다.
 
반대로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쿠팡이 선점한 식료품·잡화배송 부문에서 시너지를 내는 데 역량을 결집할 것으로 관측된다. 배달의민족은 대형마트에서 살 수 있는 가공식품, 생필품을 배송해주는 즉시배달 서비스 'B마트'를 선보였다. 요기요 역시 지난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등과 제휴를 통해 400여종의 생필품 등을 배송해주는 '즉시 배달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결국 인수·합병한 배달의민족·요기요와 쿠팡은 서로 우위에 있는 영역에 침범하면서 접전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향후 배달 시장이 추가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잠재 고객을 선점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측된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한국 음식 배달 시장은 세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지만 아직도 전화 주문이 배달앱 사용 수보다 압도적으로 많다"라며 "시장 확장 여지가 많은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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