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청년 예비후보자 출마율 3%…여전히 높은 정치 참여 문턱

20대 총선 7.5%보다 낮아…기탁금 인하·유세차량 제한 등 선거법 개정 필요성

입력 : 2019-12-2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20대 총선 유권자 중 19세부터 39세까지 이른바 '2030세대'는 1500만여명으로 전체의 35.7%를 차지했다. 세 명 중 한 명 이상의 유권자는 2030세대였던 셈이다. 하지만 40세 미만 지역구 출마자 70명 중 당선자는 단 한 명뿐이었다. 대의민주주의 체제에서 민의를 최대한 공정하게 반영해야 할 대한민국 국회가 유권자와 당선자 비율에 심각한 불일치를 보인 것이다.
 
21대 총선에서도 이같은 기류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21대 지역구 국회의원 출마 예비후보자 현황을 살펴보면 40세 이하 후보자는 전체의 3.7%에 불과했다. 총 총 582명 가운데 단 22명이었다. 이는 20대 총선 출마율 7.5%보다도 낮은 수치다. 예비후보 등록 일정이 아직 초반이라는 점에서 차이는 있겠지만 대략 2배 가까이 40세 이하 후보자의 출마율 수치가 대폭 줄어들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40세 이하의 총선 출마 비율은 20대 국회를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16대 총선에선 16.3%, 17대 총선에선 13.7%, 18대 총선에선 13.2%로 집계됐다. 19대 총선에서는 무려 3.7%까지 줄어들었다. 20대 총선에서는 40세 이하의 출마율이 7.5%까지 상향됐지만 그래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당선자 비율은 더욱 낮아진다. 20대 국회에서 '40세 이하 지역구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유일하다. 당시 40세 이하의 출마자들의 당선 비율은 0.3%다. 역대 40세 이하 당선자들의 비율도 17대 국회(9.5%)를 제외하고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16대 총선에선 5.7%, 18대 총선에선 1.6%, 19대 총선에선 1.2%로, 18대 총선 이후에는 40세 이하의 당선자 비율이 1%대를 유지하고 있다. 20대 국회에선 0.3%로 1% 아래로 떨어졌다.
 
청년들에게 여의도 정치 참여 문턱은 여전히 높았다. 기성 정치인에 비해 조직과 자금·인지도 등에서 열세일 수밖에 없는 청년 정치 신인이 당내 경선과 본선을 통과해 국회에 입성하는 것은 한국의 정치 현실 상황에서 어려운 일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각 당에선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공천 가산점 방안을 발표했지만 오히려 청년들의 출마율은 더 줄어들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현행 선거제도에 있다.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 형태는 지역구 관리에 필연적으로 많은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청년 후보자가 지역에 선거 사무실을 내고 활동하려면 많은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예비후보자는 아직 정당에서 공천을 받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만약 공천을 못 받게 될 경우 청년 후보자가 개인 비용을 모두 감수해야 하는 부분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이 지난 11일 국회에서 청년 공천 가산점을 최대 50%까지 부여하기로 한 내용의 총선기획단회의 결과를 브리핑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현행 선거제도에서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높이기 위해서는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지불하는 기탁금을 대폭 낮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예비후보자의 기탁금은 300만원, 본선에서는 1500만원이 필요하다. 정치권에선 최소 750만원에서 최대 100만원까지 기탁금을 낮추자는 주장과 함께 이를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법안 발의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유세차량을 이용하는 선거운동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우리나라 선거는 유급 선거운동원의 숫자도 많고 유세차량도 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 부분을 선거법으로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세차량 대신 정책 홍보물 배포 등의 선거운동 방식을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각 당에서 청년 공천 가산점을 주는 방안에 대해서도 "아주 소수의 청년들에게만 혜택이 갈 것"이라며 우려했다. 공천 가산점보다는 우선 각 당의 청년 조직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청년 조직을 통해 정치인이 배출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향후 청년들의 정치 참여 진입 문턱을 낮추는데 장기적인 방향에서 더 적절한 방안이라는 것이다.
 
정치개혁을 위한 초당적 청년정치인 일동이 지난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개법 개정안 즉각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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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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