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의 모의선거를 초·중·고등학교에서 실시하는 방식으로 참정권 교육을 진행한다.
시교육청은 초등학교 10곳, 중학교 11곳, 고등학교 19곳 등 학교 40곳의 ‘2020 총선 모의선거 프로젝트 학습'을 지원한다고 22일 밝혔다. 공립은 30곳, 사립 10곳이며 학교 1곳마다 50만원을 받게 된다. 필요한 경우 추가 모집도 한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시의회 로비에서 열린 송년회 행사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대상 학교들은 오는 2020년 3~4월 학생들로 하여금 총선 후보·공약에 대해 분석 및 토론하게 하게 하고, 실제 선거일 무렵에 모의 투표까지 실시한다. 선거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 모의 투표 결과는 실제 선거의 당선자가 확정된 다음에 공개해야 한다.
시교육청은 장은주 영산대 성심교양대학교수를 단장으로 하는 ‘모의선거 프로젝트 학습 추진단’(이하 추진단)을 꾸려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프로젝트 학습 과정이 편양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학습 이전인 2월에는 실천교원연수를 실시해 △교원들의 프로젝트 학습 수업계획 공유 및 점검 △선거법 준수를 위한 유의사항 안내 및 사전 교육 △사회현안 교육 원칙 및 유의사항 등을 안내한다.
'2020 총선 모의선거 프로젝트 학습' 과정. 자료/서울시교육청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제2, 제3의 인헌고 사태'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은 지난 19일 낸 입장문에서 “국회의원 선거는 학생이 이해할 만한 교육공약이 적은데다 실현 가능성이나 여파를 따지지 않는 포퓰리즘 공약도 많다”며 “어린 학생이 충분히 분석하고 토론을 거쳐 스스로 옥석을 가려낸다는 것이 과연 현실적인지 의문스럽다”고 우려했다. 이어 “결국 실제 후보자의 공약을 제시하거나 분석하는 과정, 토론 과정 등에서 교사와 부모가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은연 중 부각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선거수업 과정에서 교사의 지도방식에 대한 시비와 갈등이 곳곳에서 초래될 수 있고, 학생 간 찬반 갈등이 격화돼 교실이 진영 대결의 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8일 김화랑(왼쪽·인헌고 3학년) 학생수호연합 대표와 최인호(인헌고 3학년) 대변인이 서울 관악구 인헌고 앞에서 '공익제보에 대한 처벌과 탄압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 뒤 텐트 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