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여성 캡틴' 탄생…현대상선 전경옥 선장

"10년 전엔 상상조차 못한 일…앞으로 더 많은 여성 선장 나오길"

입력 : 2019-12-26 오전 10:35:57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10여 년 전의 저 자신조차도 상상하지 못했던 ‘여성 캡틴’이 됐습니다. 10년 후에는 더 많은 여성후배들이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이 직업을 유지할 수 있게 되기를, 또 그들이 캡틴이 된다 해도 더 이상 기사거리가 되지 않는 양성 평등한 사회가 되기를 기대하며 저 또한 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국내 첫 여성 선장이 된 전경옥(38)씨는 침착한 목소리로 소감을 전했다. 선박에서 선장은 모든 승무원을 지휘·통솔하고, 선박의 안전 운항과 선적 화물을 관리하는 최고 책임자다. 26일 현대상선은 승선 경력 11년차인 전씨를 컨테이너선 '현대 커리지호'의 선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전 선장은 2005년 2월 한국해양대학교 해양경찰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해 현대상선에 ‘3등 항해사’로 입사했다. 이후 2006년 2등 항해사, 2008년 1등 항해사로 승진하는 동안 벌크선 1년 근무 외엔 줄곧 컨테이너선만 타온 전문가다. 현재 중동 항로인 KME(Korea Middle-East Express) 노선에 투입된 8600TEU급 컨테이너선 현대 커리지호에 승선 중이다.
 
전 선장은 “여성이 해양대학교 금녀의 벽을 뚫고 입학한 지 거의 30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이라는 것이 좀 안타까울 뿐”이라며 “조금 늦은감이 있지만 큰 영광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바다가 여성에게는 좁은 문이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성별로 기회 자체를 박탈하거나 차별하는 관행이 깨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현대상선에는 총 8명의 여성 해기사가 재직 중이다. 앞서 현대상선은 지난 12일 ‘현대 콜롬보’호에 탑승 중인 고해연씨를 국적선사 최초 여성 기관장으로 임명한 바 있다. 
 
 
국적선사 첫 여성 선장인 전경옥 ‘현대 커리지(HYUNDAI COURAGE)’호 선장. 사진/현대상선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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