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새로운 10년이 시작되는 2020년부터 인공지능(AI)과 5세대(5G) 통신 이상의 고도화된 통신 기술이 초연결사회를 구현하면서 본격적으로 인간의 삶을 바꿔놓을 전망이다.
초연결사회는 5G를 시작으로 한 통신망 기술이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된다.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의 특성을 지닌 5G는 이종 기술과 산업간 융합을 본격적으로 가능하게 할 전망이다. 올해 한국이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한 이후 미국도 5G 서비스에 나선 가운데 중국·일본 등 주요 국가들 역시 5G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향후 10년간 전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은 누가 5G망을 더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관련 킬러 서비스를 먼저 선보이느냐에 따라 승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이통통신사업자연합회(GSMA)에 따르면 오는 2034년 5G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는 오는 2034년 5650억달러(약 658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ICT 기술을 가장 먼저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한국 시장에서도 5G로 인한 주요 산업의 변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2030년 5G로 인해 국내 10개 산업과 4개 기반 환경에서 47조8000억원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와 기업이 5G를 기반으로 새롭게 나타날 분야 중 가장 주목하는 것은 AI다. 올해 AI는 스마트폰과 스피커 등 일부 제품에 장착되기 시작했지만 향후 모빌리티·스마트팩토리·협업 로봇 등 산업 현장과 각 가정까지 대부분의 영역에 필수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AI를 신산업과 의료·바이오를 비롯해 군사·안보·무기체계까지 바꿔놓을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꼽고 있다. 기업들은 양질의 빅데이터를 수집해 자사의 AI 플랫폼 고도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AI의 학습으로 인해 예측력은 한층 고도화될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작성한 'AI in Society' 보고서는 AI의 가장 주된 경제적 파급력으로 예측력을 꼽았다. AI의 발전은 예측의 비용을 줄이고 예측의 품질을 높일 수 있다. 공항이나 지하철에 AI가 본격 적용되면 탑승을 위한 빠른 인원 수송이 가능해진다. 머신 비전 기술이 적용된 매장 관리 로봇은 재고 관리를 더 효율적으로 가능하게 한다. 매장 관리 인력은 사람의 손이 필요한 다른 분야에 투입할 수 있다.
5G와 AI의 고도화로 가장 주목받는 산업 분야는 모빌리티·스마트팩토리·헬스케어 등이 꼽힌다. 우버를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카카오 택시, 타다 등으로 촉발된 모빌리티는 전통의 운송수단에 통신망과 AI 등 첨단 ICT가 적용된 서비스를 말한다. 현재 일부 택시 서비스에 적용된 모빌리티는 향후 MaaS(서비스형모빌리티) 형태로 진화할 전망이다. 택시뿐만 아니라 자동차 공유서비스와 자율주행 기반의 버스, 기차 등 다양한 형태의 이동수단이 포함된 서비스다. 소비자는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에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이동수단을 선택하고 예약과 결제까지 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 리처치 퓨처에 따르면 MaaS 시장 규모는 2016년부터 연평균 36%씩 성장해 2023년에는 253억 달러(약 3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글로벌 승차 공유 빅 5인 미국의 우버·리프트, 싱가포르의 그랩, 중국의 디디추싱, 인도의 오라 등이 MaaS 시장 주도권을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하늘을 나는 플라잉카도 미래 시대에 주목받는 이동수단이다. 현재는 모빌리티 주도 기업들도 플라잉카에 대한 디자인을 제시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플라잉카의 기술 수준은 자율주행과 비교하면 크게 높지 않기 때문에 법·제도·인프라 등이 완비되는 지역부터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도 플라잉카 준비에 돌입했다. 국토교통부는 드론 교통 개발을 추진하기 위한 전담 조직 ‘미래드론교통담당관’을 신설하고 개발을 추진키로 했다.
스마트팩토리는 5G·AI와 결합해 기존 제조산업을 혁신할 수 있는 서비스로 꼽힌다. 5G를 기반으로 한 4K·8K의 초고화질 영상으로 장소에 관계없이 생산 현장 어느 곳에서나 작업이 가능해질 수 있다. 5G의 초저지연 특성을 활용하면 실시간 산업용 로봇의 빠른 작업이 가능하다. 여기에 산업 사물인터넷(IIoT)과 AI까지 적용되면 생산시설에 보수가 필요한 곳을 미리 알아내 조치를 취함으로써 생산성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CB 인사이츠에 따르면 스마트팩토리는 단순한 자동화가 아닌 제품 연구개발(R&D)부터 △자원 계획 및 소싱 △운영 기술 모니터링 △노동 증강 및 관리 △가공·생산·조립 △품질보증 △웨어 하우징 △운송·공급망 관리까지 전 영역에 걸친 생산성 향상을 도모한다.
5G·AI로 인해 다양한 소비자들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대표적인 분야는 헬스케어다. 기존 치료와 진단 중심의 의료 시스템이 정밀·예측·예방 의료 등 삶 전체를 관리하는 서비스로 진화할 전망이다. 소비자들이 각자 보유한 웨어러블 기기로 심박수·심전도·수면 등의 양과 질을 분석한다. 데이터는 의료기관에 실시간으로 전송돼 분석된다. 이러한 서비스는 의료기관뿐만 아니라 ICT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시장이다. 데이터를 전송하고 분석하는 데 5G망과 AI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아마존·구글·애플·IBM·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은 고도화된 AI 플랫폼을 내세워 헬스케어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 글로벌 통신 기업 에릭슨에 따르면 2026년 의료 서비스 관련 5G 시장 규모는 7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