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가격보다 사회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가치소비'가 트렌드로 부상하며 친환경, 비건 패션은 일상 속에 자리 잡았다. 동물성 소재로 만들어지는 모피 대신 에코 퍼 등 페이크 퍼가 인기를 얻고 오리털, 거위털은 인공 충전재로 대체됐다. 이번 겨울, 패션 브랜드들도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윤리적, 친환경적 가치를 담은 제품들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윤리적 패션의 대표적인 제품은 바로 페이크 퍼다. 모피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동물들이 비윤리적으로 도살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대체품으로 떠올랐다. 구찌, 베르사체, 샤넬, 버버리, 스텔라 매카트니 등 다양한 명품 브랜드는 일찌감치 모피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퍼 프리(Fur-free)'를 선언했다.
스튜디오 톰보이의 플리스 아우터. 사진/스튜디오톰보이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국내 브랜드들도 모피를 대체할 제품을 내놨다. 신세계 톰보이가 운영하는 '스튜디오 톰보이'는 이번 겨울 시즌 플리스 소재부터 코듀로이, 페이크 가죽 소재 등을 사용한 다양한 아우터를 선보였다. 특히 도톰한 부클 원단이 포근한 착용감을 제공하는 플리스는 가볍고 보온성이 뛰어나 패딩, 코트류의 대안 제품으로 꼽힌다. 페이크 레더로 제작한 무스탕도 촉감이 부드럽고 관리가 용이한 특징을 갖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은 온라인 전용 브랜드 구호플러스와 오이아우어도 에코 퍼를 활용한 제품을 내놨다. 구호플러스는 보아 퍼를 사용한 아이보리, 브라운 색상의 '테디베어 코트'를 선보였다. 오이아우어는 베이비 블루 컬러의 에코 퍼 재킷을 출시했다. 에코 퍼 재킷은 무게가 가볍고 여유 있는 핏으로 다양하게 입을 수 있어 실용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아울러 포켓 디테일을 통해 독특함도 더해졌다. 두 브랜드는 에코 퍼에 독특한 핸들 디자인으로 포인트를 준 가방도 출시했다.
동물성 충전재를 주로 사용하던 아웃도어 업계도 친환경과 동물복지를 고려하는 모습이 보인다. K2는 전체 다운 제품군 중 95% 이상에 살아있는 동물에게서 털을 강제 채취하지 않은 '책임 다운 기준(RDS)'을 인증받은 구스 충전재를 적용했다. 또한 버려진 페트병에서 추출한 친환경 재생 원사를 사용한 플리스와 티셔츠도 출시했다.
파타고니아의 리사이클 베터 스웨터. 사진/파타고니아
파타고니아코리아는 지퍼 부분을 제외하고 모두 리사이클 소재로 만든 '리사이클 베터 스웨터'를 선보였다. 이번 시즌 베터 스웨터에 버려진 플라스틱 병 7500만개가 활용됐다. 겉감은 촘촘한 니트 짜임새로 구성됐고 안감은 부드러운 플리스 소재가 사용돼 보온성도 뛰어나다.
코오롱스포츠는 환경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지닌 과불화합물(PFCEC)이 포함되지 않은 발수 처리를 거친 안타티카 제품을 선보였다.
이외에도 버려지는 페트병 83개를 재활용해 만든 나우의 '플리스 재킷' 등 지속 가능한 패션 제품들은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가하며 그에 따른 그린슈머가 늘어남에 따라 이제는 다운재킷을 넘어 이너 재킷, 가방, 신발 등 더욱 넓어진 범위의 패션 아이템에 친환경적인 소재가 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