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수생 성동조선 '새주인' 찾았지만 중형조선 부활은 '미지수'

발주시장 침체·수주가이드라인에 영업난 토로
상선 주력 업체 3개사만 남아…"정부·업계 대책 고민해야"

입력 : 2020-01-05 오전 6:02:04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성동조선해양이 새주인을 찾으며 파산 위기에서 벗어났으나 중형조선사들의 부활은 여전히 미지수다. 발주 시장 침체와 엄격한 수주 가이드라인으로 수주가 부진한 탓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성동조선해양이 HSG중공업과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HSG중공업은 2월 잔금 90%를 지급하고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아 인수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인수금액은 2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성동조선해양은 향후 선박 블록(선박 선체 일부를 제작하는 공장)업체으로 재편된다. 
 

홍성환(사진 왼쪽 첫번째) HSG중공업 회장과 조송호(사진 오른쪽 두번째) 성동조선해양 관리인이 인수 본계약 체결 후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성동조선해양
 
이에 따라 앞으로 국내 중형조선사는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을 제외하면 대선조선, 대한조선, STX조선해양, 한진중공업이 남는다. 이중에서도 한진중공업은 해군 함정 등 특수선으로 주력 선종을 틀면서 상선을 건조하는 중형조선사는 3개만 남는다. 
 
남은 중형조선 3개사의 상황도 그다지 좋지 않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한해 동안 총 9척을 수주했다. 대선조선은 7척, 대한조선은 12척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중형조선사가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한해 동안 20척 정도를 건조해야 하는데 수주량 10여척은 매우 부진한 수준이다. 
 
발주시장이 침체된데다 수주 가이드라인도 엄격해 수주영업이 어려운 탓이다. 채권단은 수주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선별적으로 선수금환급보증(RG)을 발급하고 있다. RG는 조선사가 주문받은 배를 제때 발주처에 넘기지 못할 경우 은행이 선수금을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을 서는 것이다. 선박 계약시 RG발급은 필수적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저가 수주하면 조선사에 악영향이 될 테니 채권단 말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선별 수주하면 RG는 발급되겠지만 애초에 그 가이드라인에 맞춰서 수주하는 것이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적정한 수준이 무엇인가에 대해 정부나 중형조선업계 모두 고민을 많이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반기 발주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에너지 효율이 낮은 노후선들이 시장에서 퇴출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규제가 강제화되면서 선주들이 더이상 발주를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실제로 선주들의 문의가 늘어나 작년보다 시장이 좋아지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대선조선 전경. 사진/뉴시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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