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SK 그룹이 주요 계열사의 역량을 결집해 자동차 산업에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다.
SK텔레콤·SK이노베이션·SK하이닉스·SKC 등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0에서 공동 부스를 마련하고 미래 자동차와 연관된 첨단 기술을 선보였다.
SK텔레콤은 자율주행, 모빌리티와 관련해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번 CES에서 통합 차량 엔터테인먼트시스템(IVI)을 전시했다. 이는 SK텔레콤의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음원 서비스 플로·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주차 서비스 T맵주차 등을 장착한 차량용 시스템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즐기던 다양한 서비스를 차량 내에서 사용 가능하도록 구현했다.
통합IVI는 글로벌 전기차 업체 바이톤(Byton)과의 협력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바이톤이 한국에 출시할 예정인 전기차에 대해 협력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의 협력은 차량 IVI의 개발과 적용부터 마케팅 분야까지 이어진다. 바이톤은 BMW와 닛산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 출신 핵심 인력들이 지난 2017년 홍콩에 설립한 전기차 업체다. 지난 9월 자사의 SUV 엠바이트(M-Byte) 차량 생산을 위해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인 명신과 위탁 생산 계약을 맺고 한국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자사의 IVI와 5세대(5G) 통신을 차량에 적용해 자동차 내부에서 초고화질의 대용량 미디어 서비스를 끊김없이 즐기고 HD맵 실시간 업데이트 등 각종 서비스를 적용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SK텔레콤은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글로벌 전장기업 파이오니아 스마트 센싱 이노베이션즈(PSSI)와 협력했다. SK텔레콤과 PSSI는 함께 개발한 차세대 단일 광자 라이다 시제품을 공개했다. 차세대 단일 광자 라이다에는 SK텔레콤의 1550나노미터(nm) 파장 송수신 기술과 PSSI의 2D MEMS(초소형 정밀기계 기술) 미러 스캐닝 기술이 적용됐다. 이로 인해 기존 대비 해상도와 인식률이 향상됐다. 양사는 이 제품을 오는 2021년 상용화 할 예정이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목표물에 비춰 사물과의 거리와 다양한 물체를 감지하고 이를 3D 영상으로 모델링할 수 있는 기술로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담당한다.
SK텔레콤 직원이 통합 차량 엔터테인먼트시스템(IVI)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SK그룹의 모빌리티 관련 기술력을 보여주는 영상. 사진/박현준 기자
SK텔레콤은 지난해 1월 열린 CES 2019에서는 세계 최대 자동차 전장 기업 하만, 미국 지상파 방송사 싱클레어와 북미 지역 방송망 기반 전장용 기술 개발 및 사업화 MOU를 맺었다. 이후 6월에는 달리는 차량 안에서 '5G-ATSC3.0' 기반 차세대 방송 시연에 성공했다. 동남아 최대 차량 공유 기업 그랩과는 조인트벤처(JV)인 그랩 지오 홀딩스를 설립했다. 이후 SK텔레콤은 T맵의 빅데이터 분석 알고리즘과 초정밀 위치 측위 솔루션을 적용한 싱가포르 그랩 운전자 전용 내비게이션을 출시했다.
한편 타 SK 계열사들도 CES 2020에서 각 사가 보유한 모빌리티 관련 기술을 선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소재 LiBS(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전기차용 친환경 윤활유 제품·자동차 내장재·범퍼 등 경량화 소재를 선보였다. SK하이닉스는 D램·낸드플래시·이미지센서를, SKC는 배터리 음극소재 동박·PCT 필름·자동차 내장재용 폴리우레탄 등을 전시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