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지난해 화재나 습기에 의해 훼손돼 폐기한 손상화폐가 6억4000만장으로 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다시 새화폐로 대체하는 데 드는 비용은 90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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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중 손상화폐 폐기 및 교환규모'에 따르면 손상화폐 폐기 규모는 6억4000만장(4조3540억원)으로, 전년 6억3000만장(4조2613억원)대비 2.2%(1000만장) 증가했다. 이는 5만원권이 발행된 지난 2009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폐기된 손상화폐 가운데 은행권(지폐)은 6억1000만장(4조3516억원)이었다. 권종별로 보면 만원권이 3억3000만장으로 폐기된 은행권의 53.5%를 차지했다. 이어 천원권 2억3000만장(37.8%), 5천원권 4000만장(6.7%), 5만원권 1000만장(2.0%) 순이었다.
폐기된 물량은 5톤 트럭 기준으로 114대 분량이다. 이를 낱장으로 쌓을 경우 총 높이는 65.2km에 달해 롯데월드타워의 117배, 백두산의 24내, 에베레스트산의 7배 수준에 이른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자료/한국은행
손상된 화폐를 새 화폐로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은 903억원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년(639억원)보다 41.3% 증가한 수치로, 손상화폐 폐기량 증가율(2.2%)에 비하면 상당폭 올랐다.
서지연 한은 발권국 발권기획팀 과장은 "화폐 발주량이나 주화 원자재 가격에 따라 은행권 제조 비용에 변동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화(동전)은 2590만개(24억원)가 폐기됐다. 화종별로는 10원화가 1110만개로 폐기주화의 42.9%로 가장 많았다. 100원화는 990만개(38.2%), 50원화는 260만개(10.1%), 500원화는 230만개(8.8%) 순이었다.
지난해 한은 화폐교환 창구를 통해 교환된 손상화폐는 74억원(3180만장)으로 전년(56억4000만원, 2420만장)대비 17억6000만원(770만장) 증가했다.
자료/한국은행
이 가운데 은행권 교환 장수는 총 13만4000장(26억2000천만원)으로, 만원권은 5만100장(37.4%)이 가장 컸다. 5만원권은 4만5000장(33.6%), 천원권 3만4500장(35.8%), 5천원권 4400장(3.3%) 순이었다.
이들 화폐의 주요 손상사유로는 장판 밑 눌림 또는 습기에 의한 부패 등 부적절한 보관에 의한 경우가 6만600장(10억7000억원), 화재로 인한 경우가 5만1700장(11억5000만원), 세탁 또는 세단기 투입 등 취급 부주의가 2억1800만장(3억9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주화 교환 장수는 총 3170만장(47억8000만원)으로, 100원화(1460만장)의 비중이 46.2%로 가장 컸다. 10원화(630만장)으로 20.0%, 500원화(600만장) 19.0%, 50원화(470만) 14.8% 순이었다.
한국은행은 화재 등으로 은행권 일부 또는 전부가 훼손되어 사용할 수 없게 된 경우, 남아있는 면적이 3/4 이상이면 액면금액 전액을, 2/5 이상~3/4 미만이면 반액을 새 돈으로 교환해준다. 남아있는 면적이 원래 면적의 2/5 미만인 경우는 무효로 처리돼 교환받을 수 없다.
주화의 경우 손상되거나 기타 사유로 통용이 적합하지 않을 경우 액면금액으로 교환 가능하다. 다만 모양을 알아보기 어렵거나 진위를 판별하기 곤란한 주화는 교환이 불가능하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