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번달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에 따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요인이 추가됐지만, 올해 대내외 경제 여건이 지난해 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0년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은 금통위는 17일 올해 첫 정례회의를 열고 금융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현행 1.25%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7월과 10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린만큼 당분간 금리인하 효과를 지켜보면서 상반기 중 추가 인하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일찌감치 오늘 금통위가 사상 최저치인 현재 연 1.25%의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전날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99%가 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금리인하를 예측한 전문가는 단 1%에 불과했다.
대내외 경제 여건이 뚜렷이 악화하지 않는 이상 한은이 당분간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해 12월 18일 물가안정목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미·중 무역분쟁이 어느 정도 완화되고 반도체 경기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 경기가 완만하게나마 개선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지난해 세 차례 금리를 내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인하 기조를 멈추고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잠시 후 열릴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총재가 상반기 중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언급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 총재가 지난 신년사에서 올해도 '완화적 통화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만큼 시장에서는 상반기 한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또 이번 회의에서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소수의견이 얼마나 등장할지도 관심이다. 소수의견을 내는 금통위원이 2명 이상 등장할 경우 향후 추가 금리인하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동결이 이뤄졌던 지난해 11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 내 대표적 비둘기(통화완화)성향으로 분류되는 신인석 위원이 단독으로 금리인하 의견을 냈고, 조동철 위원으로 추정되는 한 위원이 기준금리 하향 조정이 바람직하다고 말한 바 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