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삼성·카카오 등 국내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과 AI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사진)은 17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0 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삼성·카카오와 AI 협력에 대해 높은 단계(회사의 고위급)에서 논의를 하고 있다"며 "실무진에게 현재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방해받는 느낌을 줄 필요는 없으므로 (회사 고위 임원들이) AI 협력에 대한 의지를 좀 더 보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삼성·카카오 외에 다른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도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빅스비(삼성), 누구(SK텔레콤), 지니(KT)가 갖고 있는 것이 조금씩 작기 때문에 각자가 보유한 AI 경쟁력을 모아 규모가 생기면 속도도 생길 것"이라며 "다른 통신사들도 (AI) 협력에 대해 동의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각 기업들의 권리는 보유한 가운데 공동의 성과물을 잘 나눠가질 수 있도록 협력의 구조를 잘 짜는 것을 AI 초협력의 관건으로 꼽았다. 그는 지난 7일(현지시간)부터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0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카카오 등 국내 기업들과의 AI 초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박 사장은 유료방송의 추가 인수합병(M&A) 계획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우선 현재 진행 중인 것(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이 끝이 나야 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SK텔레콤이 추진 중인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은 공정거래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조건부 승인 결정을 받은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전동의 절차만 남겨놓고 있다. 박 사장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미국 디즈니와의 협력에 대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오는 21일부터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례총회(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이후 2월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전시장을 찾을 계획이다.
이날 신년인사회를 찾은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유료방송 추가 M&A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통신과 미디어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해 고객들에게 훨씬 좋은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구현모 KT 차기 최고경영자(CEO) 내정자는 내부 일정으로 신년인사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행사에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김석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장석영 과기정통부 제2차관 등 주요 인사와 방송통신인 등 약 1000명이 참석했다.
정 총리는 "정부는 불합리한 규제는 없애고 콘텐츠 산업을 지원해 방송·통신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것"이라며 "방송·통신은 한국 경제를 살리는 중요한 산업이므로 업계 종사자들은 더 창의적, 도전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