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이른바 데이터3법 중 정보통신망법(실검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벤처·스타트업계가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해당 법안이 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적용, 산업 위축이 우려된다는 주장이다.
19일 벤처기업협회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입장문을 통해 “가짜뉴스, 매크로 여론조작 등 사회적 논란을 배경으로 국회에서 이뤄지고 있는 정보통신망법 개정 논의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정보통신망법 개정 및 인터넷 규제 논의는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논의 중인 정보통신망법 개정에는 정보통신사업자에 가짜뉴스 유통 방지의 책임을 지우고, 자동화 프로그램(매크로)의 악용을 방지할 기술적 조처를 하도록 하며, 방송통신위원회가 제시하는 방대한 지침을 따르도록 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해당 입법이 실현되면 정보통신사업자는 자사가 운영하는 웹 사이트에서 생성되는 정보를 광범위하게 모니터링할 의무가 부여되고 불특정 다수의 무수한 게시물을 여론조작이나 명예 훼손 등 부당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정보인지 판단해야 한다.
벤처기업협회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실검법이 도입되면 사업자는 모니터링에 막대한 인력과 재원을 투입해야 하고 소위 가짜뉴스를 조치하는 과정에서 ‘검열’, ‘정치적 편향성’ 논란 등에 시달릴 우려가 명백하다”며 “소수의 행위를 근절하려다가 대다수 선량한 인터넷 이용자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적절한 입법”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미 현행법상 규제방법이 있는 상황에서 실검법을 도입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벤처기업협회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가짜뉴스나 매크로 등을 통한 여론조작 행위는 기존의 형법(명예훼손, 업무방해), 정보통신망법(불법 정보의 유통 금지) 등으로 규제되고 있고, 여론조작이 공직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역시 공직선거법에 따라서 처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현행법으로도 불법행위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해당 법안은 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에 해당한다”며 “여론조작 행위의 근절을 위해서는 위법 행위자에 대해 행정부와 사법부의 엄정한 법 집행이 전제된 가운데, 건강한 인터넷 환경 조성을 위한 모든 이용자와 정보통신사업자의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