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현 스페셜올림픽코리아) 회장 당시 채용 비리 의혹이 제기된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시민단체들로부터 추가 고발됐다.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와 민생경제연구소 등 시민단체는 22일 나경원 의원을 업무방해, 배임 등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이들 단체가 국민 공동 고발을 포함해 나 의원을 고발한 건은 총 10차에 이른다.
이들 단체는 고발장에서 "스페셜위원회는 피고발인이 회장으로 재임 중이던 2013년 11월쯤 국제업무 분야 공채 최종 합격자로 A씨를 선발했는데, 당시 일을 보도한 언론에 따르면 A씨는 애초 28명이 지원한 공채 지원자 명단과 3명의 최종면접 대상자로 포함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A씨는 1차 서류 합격자 발표 후에서야 뒤늦게 지원서를 제출했고, 7명의 서류 합격자를 대상으로 한 필기시험과 인성평가도 다른 지원자들과 별도로 치른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또 "A씨는 2013년 11월27일 진행된 영어 구술면접에 참가하지 않았으나, 후일 별도로 구술 영어면접을 치렀는데도 모든 과정을 정상적인 공개 절차에 따라 치른 다른 최종면접 대상자 3명을 제치고 최종 공채선발자로 합격했다"며 "이 점만 보더라도 A씨에 대한 공채 채용 절차에 부정과 비리 혐의가 매우 강하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언론이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A씨의 아버지는 피고발인, 피고발인 남편인 김재호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서울대 법과대학 동문인 판사 출신 변호사인 것으로 밝혀졌고, 특히 피고발인의 남편인 김재호 부장판사가 수원지법에 처음 부임할 당시 부장판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점을 이유로 스페셜위원회 내부에서도 A씨의 비정상적인 채용 절차가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으나, 정작 피고발인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유한국당 서울시당 주최로 열린 '문 정부 부동산 대책, 진단과 과제' 정책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들 단체는 "또 피고발인이 스페셜위원회 회장 재임 당시 피고발인의 저서 500권을 스페셜위원회가 650만원 상당의 공금으로 구매한 사실과 피고발인이 이례적으로 비영리단체의 회장으로서 매달 400만원의 활동비를 지급받은 것도 사실로 확인됐다"며 "이로써 비영리단체의 공적 자금이 공적인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피고발인의 사적 이익을 위해서 사용됐다는 의혹과 논란이 제기됐으므로 이 역시 매우 부적절한 행위로서 그 과정에서 배임이나 횡령 등의 문제는 없었는지 철저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이번 10차 고발은 비리 중에서도 죄질이 매우 나쁜 채용 비리를 척결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며 "그러나 검찰은 그간 총 9차례 고발에도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는 것 말고는 피고발인에 대해서는 아무런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의 이 같은 태도는 지금 대다수 국민의 비판과 지적, 분노와 규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피고발인이 여러 비리를 저질렀다는 의혹과 지적을 받고 있지만,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니 본 고발 사건을 포함해 검찰은 신속하고 대대적인 강제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들 단체는 딸, 아들과 관련한 특혜 의혹과 입시·성적 비리, 명예훼손·협박 등 혐의,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사유화와 특혜 의혹, 성신여대 사학 비리 비호 의혹 등으로 지난해 9월16일부터 12월24일까지 총 8차례에 걸쳐 나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그해 12월23일에는 검찰의 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으로 국민 1만여명이 참여한 공동 고발장도 제출했다.
안진걸(오른쪽) 민생경제연구소장 등 시민단체가 지난해 12월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서 '자녀 입시컨설팅 의혹' 관련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을 고발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