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업계, 비 페인트 신사업으로 불황돌파 ‘박차’

전방산업 영향 적은 새로운 사업아이템에 투자

입력 : 2020-01-23 오후 3:26:38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페인트업계가 비 페인트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수출 감소와 건설경기부진이 이어지면서 위축된 페인트 업계가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크지 않은 신사업을 통해 불황 극복에 나선 것이다.

삼화페인트는 특수정밀화학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화페인트는 지난 20일 ‘술탄 유도체의 제조방법’ 특허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는데, 사측은 술탄 유도체 제조방법의 특허 취득으로 새로운 매출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술탄 유도체는 리튬이온전지의 성능에 영향을 주는 형성제로, 제조방법에 따라 이차전지의 전해액, 의약, 농약, 정밀화학 등 다양한 용도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술탄 유도체 수요처에서의 매출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앞서 삼화페인트는 지난 2018년 11월 도료산업과의 시너지 및 화학소재 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정밀화학업체 대림화학도 인수했다.

대림화학은 전자재료 및 의약품 중간체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삼화페인트의 인수 후 실적도 정상화 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대림화학의 매출은 29억9850만원으로 전분기 대비 28.8% 성장했으며, 순이익도 8.3% 성장했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전체 실적은 4분기는 공시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대림화학의 경우 생산이 안정화되면서 이익폭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KCC는 미국의 실리콘 제조업체인 ‘모멘티브’를 인수하면서 실리콘, 장섬유 등 소재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2018년까지 재무제표상 ‘기타’사업으로 분류하던 소재부문을 따로 분류했으며, 매출 비중도 늘고 있다. 2017년 전체 매출비중의 9.5%에 머물렀던 소재 사업은 지난해 3분기(누적) 기준 12.6%까지 늘어났다.

특히 소재부문은 KCC의 주력사업인 건자재·도료부문보다 이익률도 높다. 지난해 3분기 기준 KCC 건자재부문과 도료부문은 각각 4.5%, 3.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나 소재부문의 이익률은 11.4%나 됐다. 소재부분 영업이익은 354억원으로 KCC 전체 영업이익의 28.1%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KCC의 모멘티브 인수가 완료될 경우 연결실적 반영으로 실리콘사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KCC 관계자는 “실리콘사업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위해 모멘티브를 인수하게 됐다”며 “아직 100% 인수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로 올해 1분기 중 인수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KCC 신규 기업 TV광고 'KCC, 글로벌 소재기업으로 도약하다' 스틸 컷. 사진/KCC

노루페인트의 지주회사인 노루홀딩스 역시 자회사인 ‘노루기반’을 통해 종자·바이오 산업에 뛰어들었으며, 종자개발, 온실 설계 시공, 첨단온실 IoT시스템, 농산물 및 농자재의 유통, 가공, 판매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페인트업체들이 비 페인트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페인트 등 건자재 산업이 전방산업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페인트업계 관계자는 “건축자재는 건설경기의 영향을 매우 크게 받는데, 전방산업이 특정기업들에 몰려있어 실적변동도 크다”며 “이 때문에 페인트 등 건자재 업체들도 전방산업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다양한 산업에 활용될 수 있는 신사업에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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