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조선업종의 하도급 갑질을 조준하고 있는 공정당국이 대형조선업체의 1차 협력사인 테크플라워를 적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테크플라워는 수급사업자인 J업체에게 플랜트 관련 작업을 맡기면서 계약서 없이 ‘하도급 갑질’을 부려왔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테크플라워의 불공정하도급거래를 적발한 공정위는 지난달 과징금을 처벌했다.
테크플라워는 해군, 해경, 어업지도선 갑판용 장비, 상선 등 선박품을 제조하는 중견기업이다.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성동조선해양 등 대형조선사에 제품을 공급할 정도로 선 굵은 1차 협력사로 통한다.
해당 업체는 2017년 7월 21일부터 2018년 3월 15일 기간 동안 수급사업자에게 9건의 플랜트 제관·선박 구성품 제작을 위탁하면서 하도급 계약서를 주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1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재한 테크플라워의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 서면 미발급 건 현황. 사진·표/이규하 기자·공정거래위원회
계약서 없이 일을 시킨 하도급은 두산중공업 영동화력 플랫폼, 현대스틸산업 카르발라·알제리 프로젝트, 부산테크노파크 지원사업 관련 위탁 작업 건이다.
현행 하도급법상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위탁을 맡길 경우 납품을 위한 작업 시작 전에 서면계약을 주도록 규정돼 있다. 추가·변경위탁을 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하도급 계약서에는 하도급 대가와 지급방법, 원재료의 가격변동에 따른 조정요건 등 중요한 계약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도급 계약서를 주지 않을 경우 ‘을’ 입장에서는 깜깜이 계약을 통한 추가 업무 등 부당한 지시를 떠 앉을 수밖에 없다는 게 하도급 업체들의 하소연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수급사업자에게 플랜트 제관·선박 구성품의 제작, 수정 작업을 위탁하면서 하도급거래에 관한 서면을 용역수행 시작 전과 물품납품을 위한 작업 시작 전까지 발급하지 않았다”며 “향후재발방지를 위해 과징금 1600만원이 부과된 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공정위는 2014~2018년 사외·사내 하도급업체들에게 선박·해양플랜트·엔진제조를 맡기면서 대금을 후려친 현대중공업의 하도급 갑질에 대해 과징금 208억원을 부과한 바 있다.
한국조선해양 법인과 소속 임직원 2명은 공정위 현장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각각 과태료 1억원과 2500만원을 부과받는다. ‘원청갑질’로 지목된 한국조선해양에 대해서는 검찰고발을 한 상태다.
세종= 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