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도 현지 직원을 철수시키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번 사안이 장기화된다면 공장 가동, 부품 수급 등에 영향을 미치면서 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중국 주재원들에 긴급공지를 전달했다. 중국 주재원들은 별도 지침이 있을때까지 재택근무를 시행하며, 한국에 귀국한 주재원은 국내에 잔류할 것을 통지했다. 현대차그룹은 직원들에게 중국 출장 제한 지침을 내렸고 출장 인원에 대해서는 국내 복귀를 원칙으로 했다.
또한 중국 체류 중인 주재원 가족은 한국으로 귀국하고, 한국에 있는 주재원 가족은 중국 입국을 보류할 것을 권고했다. 국내에 귀국하는 주재원 가족들에게는 한국 도착 후 일주일 간 친지나 지인 방문, 사업장 방문 등을 자제하도록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주재원 가족들은 귀국을 희망할 경우 회사에서 비용을 지원할 것”이라며 “현재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한 폐렴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직원을 철수시키는 등 대응에 나섰다. 사진/뉴시스
푸조시트로엥(PSA)그룹, 혼다, 닛산 등 우한에 자동차 공장을 운영 중인 글로벌 업체들도 적극 대응에 나섰다.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혼다와 PSA는 우한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을 철수시키고 있다. 혼다 대변인은 “우한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30여명의 직원 및 가족들이 일본으로 귀국시켰다”고 말했다. PSA측도 “프랑스 당국의 제안으로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직원들을 송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닛산도 우한 지역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과 가족을 일본으로 돌려보낸다는 방침이다. 닛산 대변인은 철수와 관련한 직접적인 답변을 거부한 채 “우리는 직원과 가족의 건강과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현재 상황을 신중하게 평가하고 직원들에게 필요한 지원과 예방 도구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제너럴모터스(GM)도 직원들의 중국 출장을 금지했다.
현재 중국 내 자동차 공장은 춘절 연휴로 인해 휴무 중이다. 춘절 연휴는 당초 이달 30일까지지만 중국 당국은 다음달 2일까지 연장됐다. 업체들은 이날까지 사태를 지켜본 후 조업 재개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구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는 “우한 지역은 GM, 혼다, PSA 등이 공장을 가동하고 있어 글로벌 관점에서도 중요한 곳으로 평가받는다”면서 “현 추세라면 공장 가동재개가 늦어지거나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