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우리나라 금융불균형이 지난 2017년 3분기 이후로 장기평균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불균형 수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1/4 수준으로, 가파르게 불어나는 가계신용이 금융불균형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료/한국은행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실물 연계를 고려한 금융불균형 수준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우리나라 금융불균형 수준은 25로, 장기평균(0)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3년 카드사태(56)의 절반 수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100)의 25% 수준이다.
금융불균형이란 부채 발생 비용보다 활용에 따른 수익을 더 높게 내다볼 때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집값 상승 예상돼 대출 받아 집 사는 가계와 기업 늘어 집값이 상승하는 게 대표적인 금융 불균형 사례다. 금융불균형 수준은 2017년 3분기 이후 장기평균(0)을 상회하기 시작했다.
나성오 한은 금융안정국 과장은 "금융안정지수는 주로 금융시스템의 단기적인 스트레스 상황을 나타내는데, 2013년 이후 대부분 안정단계에서 머물러 단기적인 금융불안 징후는 나타나지 않는다"면서도 "최근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은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부문별로 보면 최근 우리나라 금융불균형 축적은 가계신용 증가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신용/국내총생산(GDP) 비율의 변동폭이 확대되며 지난 2017년 2분기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을 넘은 11.2%포인트까지 상승했다. 2016~2018년 중에는 장기평균을 상회했다.
가계신용 증가는 서울지역 주택가격 상승과의 강화적 상호작용에 상당부분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성오 과장은 "다만 2018년 들어 가계부채 관련 정부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가계신용/GDP 비율 상승 폭은 둔화돼 지난해 2분기 6.7%포인트 하락했다"고 말했다.
기업신용/GDP 비율의 변동(1년 차분)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축소된 이후 소폭의 등락을 지속하다 2017년 이후 점차 확대돼 지난해 2분기 3.7%포인트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가계신용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가계신용의 금융불균형 기여도가 여전히 기업신용보다 높은 수준(2019년 2분기 55.7%)이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 "이번 측정은 중장기적인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을 파악하는 지표"라며 "기존 금융불균형 평가지표들과 함께 활용할 경우 금융안정상황분석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